유아, 어린이에서 돌기 시작한 계절독감(인플루엔자)이 청소년, 성인으로 빠지게 번지고 있다. 겨울철 예상되는 코로나19 재유행과 함께 트윈데믹(복수 감염병 동시유행) 우려가 짙어지는 양상이다.
31일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환자는 7.6명이었다. 3주 전 7.1명으로 올랐던 게 1주 전 6.2명까지 떨어졌으나 다시 상승하는 추세다.
주목할 것은 유행 양상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기존에 유행을 주도하던 유아, 어린이 환자는 확산세가 정체됐지만 청소년기인 13~18세 환자가 급격히 늘었다. 이 연령대 의심환자는 2주 전에 외래환자 1000명당 8.3명이었지만 해당 기간에는 14.3명까지 늘었다. 성인 환자도 7.5명이었던 게 11명까지 늘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 규모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는 1만8510명으로 전주 같은 요일인 24일보다 4214명 많다. 월요일 집계에서는 지난달 19일 1만9382명 이후 6주 만에 가장 많았다. 입원한 위중증 환자도 288명으로 최근 일주일 평균보다 높았다.
새로운 유행이 어떤 변이에 의해 일어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날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자격으로 연 기자회견에서 “해외에서는 BQ.1, XBB 등 신종 변이가 발생해서 점차 우세화종이 되고 있고, 유럽은 1월에 BQ.1 변이가 90% 이상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BQ.1 변이는 기존 BA.5에 비해서도 면역회피력과 전파력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여태 그래왔듯 유럽에서의 유행 상황이 1~2개월 뒤 국내에서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국내 방역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정 위원장은 “BQ.1변이와 BQ.1.1 변이 모두 여전히 오미크론의 범주”라면서 “완전히 새로운 변이가 나오지 않는다면 내년 봄에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생각에는 아직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