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에 찍힌 월급 18만원 늘었지만 체감은 1만9천원 줄었다”

입력 2022-10-31 15:40

물가 수준을 반영한 실질임금이 고물가 영향으로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 같은 감소세는 이는 2011년 이후 처음이다.

고용노동부가 31일 발표한 ‘9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를 보면 8월 국내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 1인당 임금총액은 세전 370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352만1000원)보다 18만1000원(5.1%)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를 반영한 8월 실질임금은 340만8000원으로 1년 전인 342만7000원보다 1만9000원(0.6%)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통장에 찍힌 월급은 18만원가량 올랐지만 고물가로 인해 체감하는 월급은 오히려 1만9000원 줄었다는 얘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6.3%) 정점을 찍은 이후 8월(5.7%)과 9월(5.6%) 두 달 연속 5%대에 머물고 있다. 7월의 상승률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실질임금은 지난 4월 –2.0%, 5월 –0.3%, 6월 –1.1%, 7월 –2.2%, 8월 –0.6%다. 5개월 연속 감소세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실질임금이 5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국내 물가 상승률을 5.5%로 상향 전망해 임금 상승률이 웬만큼 높지 않는 한 실질임금에 대한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는 지난해 3월부터 19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 기준으로 종사자 수가 1인 이상인 국내 사업체 종사자는 1937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1894만5000명)보다 43만1000명(2.3%) 늘었다. 1년 전과 비교해 종사자가 많이 늘어난 3개 업종은 보건업과 사회복지 서비스업(8만5000명), 숙박·음식점업(7만2000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6만4000명)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던 숙박·음식점업의 고용 회복세가 지속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숙박·음식점업 종사자는 작년 11월부터 11개월 연속 증가했다. 한편 노동부가 매월 시행하는 사업체 노동력 조사는 농업 등을 제외하고 고정 사업장을 가진 사업체 표본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고정 사업장이 없는 가사 서비스업 종사자 등은 제외된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