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이태원 참사 사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대전시청과 세종시청, 충남도청 등에 설치된 가운데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려는 충청권 각계각층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대전시 간부공무원들은 31일 시청 1층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대전시의회 의원들, 윤소식 대전경찰청장 및 경찰 지휘부도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이 시장은 “우리 지역에서는 이태원 참사에서 희생자 4명이 발생하고 부상자가 1명이 나왔다”며 “장례절차 등 각종 지원에 만전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희생자 유족들을 위한 대책마련과 함께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 시장은 “전날 관련 TF를 구성하고 유족들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며 “정부 방침에 따라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전 체계는 365일 경각심을 갖고 각 지방정부가 최선을 다 해 구축해야 한다”며 “대전시도 대형 행사가 많은 만큼 체계적으로 매뉴얼을 갖추고 안전조치를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합동분향소 조문에 앞서 건양대병원·을지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조의를 표했다.
분향소를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합동분향소 첫 추모객인 박임득(53·여) 씨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그는 “현재 학교에서 근무 중인데 휴가라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향소를 찾았다”며 “비극적인 일로 젊은 청년들이 희생돼 가슴이 매우 아프다. 오늘 아침에 ‘안녕하세요’라는 말을 하지 못했을 정도”라고 운을 뗐다.
박 씨는 그러면서 “젊은이들이 나라를 잘 이끌 수 있도록, 또 행복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세월호 참사나 이태원 참사 같은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서구 둔산동에서 꽃집을 경영하는 김지안(42) 씨는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무료로 국화를 나눴다.
그는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뭐라도 하고 싶어서 국화 무료 나눔을 하게 됐다”며 “분향하러 가는 시민들이 멋쩍을까봐 이렇게라도 애도를 하고 싶다”고 했다.
세종시는 시청 정문(서문) 인근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했다.
분향소를 찾은 최민호 세종시장은 “이태원 참사는 국가적 사고이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고인과 유가족에게 조의를 표한다”며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매뉴얼을 만들고 각종 안전시설 점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충남도도 도청 1층 로비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도민들의 조문을 받기 시작했다. 합동분향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하며 도민 누구나 찾아 조문할 수 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이날 오후 간부공무원들과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분향을 하고 사망자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도는 국가 애도 기간 동안 조기를 게양하고 전 직원이 애도 리본을 패용하도록 했다.
‘이태원 참사’로 불안, 우울 등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1577-0199)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