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전문의 “참사 직후 악플·비난 멈추고 서로 위로를”

입력 2022-10-30 15:19 수정 2022-10-30 15:28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현장에 꽃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이태원 참사 직후 가져야할 올바른 태도에 대한 조언을 내놨다. 그는 사고와 관련한 여러 의문을 제기하는 것에 앞서 애도의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종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외래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푸릇한 어린 청춘들에게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이러한 재난 상황에서 우리가 갖춰야 할 마음에 대해 몇 가지 적어본다”며 제언했다.

그는 “지금은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궁금해하고 파헤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며 “트라우마 직후에는 그저 같이 아파하고 서로를 위로해야 한다”고 썼다.

또 “핼러윈 축제에 간 것을 가지고 어린 친구들을 함부로 훈계하거나 비난하지 말라”며 “내 가족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그저 불행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박종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 페이스북 캡처.

이어 “대책과 재발방지에 대해 설교하려면 슬픔과 애도, 존중의 시기가 끝나고 하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이 슬픔을 어른의 욕망으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분들은 멈춰 달라”며 “타인의 아픔과 불행에 대해 제3자가 해야 될 일은 오직 그 분들의 삶을 존중하고 아픔을 보듬는 것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모두의 아들과 딸이 어제 밤 그 곳에 있었을 수 있었다”며 “오늘 하루만이라도 인터넷의 모든 분들이 악플과 비난을 멈추고 서로를 경건히 위로하는 날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