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발생한 이태원 압사 사고와 관련해 실종자 가족들은 밤새 뜬눈으로 가족의 소식을 수소문했다.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이튿날인 30일 실종자 신고 창구가 설치된 서울 용산구 한남동주민센터에는 실종자 생사를 확인하기 위한 가족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스물 다섯살 딸을 찾으러 왔다는 최모씨는 “딸이 이태원으로 놀러갔는데, 오빠가 ‘사람이 많을테니 가지 말라’고 했는데 나갔다가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흐느꼈다.
최씨는 전날 오후 10시33분쯤 딸에게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전화기 너머로는 비명소리만 났고 딸은 1분간 아무 대답이 없다가 전화가 끊어졌다”며 “싸우는 소리라고만 생각했는데, TV에서 이태원 뉴스가 나와 119에 신고를 했다. 압사 사고가 무슨 말이냐”고 탄식했다.
딸의 소식을 기다리던 최씨는 30일 오전 9시40분쯤 경찰로부터 딸의 사망 소식을 듣고 동국대일산병원으로 이동했다. 딸의 인상착의를 말하자 경찰이 “맞는 것 같다”고 답했고, 가족들은 오열하며 대기실을 빠져 나갔다.
소방당국은 30일 오전 9시 40분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 관련 사망자가 151명으로 외국인 19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