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딸이었는데… ○○이 어디있니” 사망 소식에 달려온 유족

입력 2022-10-30 11:04
이태원 압사 사고와 관련해 3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실종자 접수처에서 실종자 가족으로 보이는 이들이 가족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이한형 기자

이태원 압사 참사 사망자가 151명으로 늘어나면서 경찰의 사망자 신원 확인 작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달려온 유족들은 가족들의 황망한 죽음 앞에 망연자실했다.

이태원 압사 사고 발생 이튿날인 30일 경기도 의정부을지대병원에는 오전 9시30분쯤 사망자 이모씨의 가족이 도착했다. 이씨 부모가 차마 사망 확인을 하지 못해 이씨의 친인척이 이씨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했다. 이씨 이모는 연신 “이걸 지 엄마한테 어떻게 알리냐”며 쓰러졌다. 이씨는 부모가 어렵게 얻은 자식이었다고 한다. 이씨와 쌍둥이인 오빠도 현장을 찾아 동생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우두커니 서 있었다.

이씨 이모는 “아이 얼굴에 멍이 많이 들어있었다”며 “이태원에 간 줄 몰랐는데, 새벽에 친구를 통해 ‘현장에서 ○○이 손을 놓쳤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도착한 이씨 부모는 딸의 이름을 부르며 “우리 ○○이 어딨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씨 친구 오모씨는 “친구들과의 단체카톡방에서 ‘오랜만에 제대로 된 핼러윈 축제다’라면서 기대하던 게 생각난다”며 “에너지가 있는 친구인데…” 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씨와 사고 현장에 같이 있었던 한 친구는 이씨 부모님이 도착하자 고개를 들지 못하기도 했다.

의정부=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