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계에서도 ‘이태원 압사 참사’에 애도를 표한다. 각 구단들은 경기를 앞두고 희생자를 애도하거나, 예정된 핼러윈 이벤트를 취소한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30일 오후 4시 경북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IBK기업은행과의 여자부 1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핼러윈 이벤트를 모두 취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치어리더들도 핼러윈 분장을 하고 경기장 세팅도 핼러윈에 맞춰서 하려고 했는데 전날 사고 이후 모두 하지 않기로 했다”며 “응원단장도 치어리더도 없고, 앰프도 사용하지 않고 최대한 조용히 경기를 치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 후 예정됐던 팬미팅도 연기한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예정됐던 팬미팅이 있는데 이 역시 12월로 연기한다”며 “검은 리본도 구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전날 밤에는 핼러윈을 앞두고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 참사가 발생해 오전 10시 현재까지 15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30일 예정된 프로배구 구단들도 긴급회의를 여는 등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일단 일단 오늘 경기는 연기나 취소없이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관련 회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남자부 KB손해보험도 이날 오후 2시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리는 OK금융그룹과의 경기 전에 희생자 애도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회의를 열고 경기 전에 애도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응원도 자제한다. 그는 “응원단장 마이크나 앰프사용은 자제할 생각”이라며 “치어리더는 배치는 하되 응원은 자제할 것이다. 현재도 회의 중”이라고 말했다.
축구에서는 이날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하나원큐 FA컵 결승 2차전을 앞두고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한국 축구 에이스 손흥민은 소셜미디어에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더 이상 안타까운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사고 피해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썼다.
이날 개막하는 여자농구는 개막전 식전 행사를 취소하고 선수단 전원이 검은 리본을 착용한다. 이번 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는 이날 오후 2시10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인천 신한은행과 청주 KB스타즈의 경기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국가적 재난이 발생한 경우 스포츠계에서는 애도를 표하고, 응원을 자제해왔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각 구단들에 응원 자제를 요청하고, 구단들은 이를 받아들여 앰프응원 등을 자제하고, 이닝 간 각종 이벤트를 취소한 바 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