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밤 10만여명이 몰린 가운데 발생한 이태원 압사 사고와 관련해 온라인 곳곳에서 이미 예견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고 전날인 금요일 밤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증언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사고 전날인 28일 오후 세계음식문화거리에서 이태원역 2번 출구로 향하는 50m가량의 내리막길에 수천명의 사람들이 몰려 걷기 힘들 정도였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취객과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 식당 대기 줄 등이 뒤엉켜 골목이 가득 찼다. 이 과정에서 일부 사람들이 앞사람을 밀치며 이동해 앞사람과 뒷사람 사이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일부 여성은 인파에 떠밀려 넘어졌고 그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사람 넘어졌으니 멈춰라”고 소리쳐 겨우 여성들이 일어날 수 있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금요일 밤 이태원에 사람이 너무 많아 무서웠다”며 “좁은 내리막길 골목에서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고 직전 영상에도 인파가 몰리자 사람들은 “뒤로”를 외치며 밀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앞서 용산구청과 용산경찰서는 세계음식문화거리를 밀집 혼잡구역으로 지정하고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와 함께 이태원역 주변의 환풍구에 안전가드를 추가 설치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수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참사를 막지는 못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