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이재명측 지분있다고 들어” 정영학 “기억 안나”

입력 2022-10-28 21:41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11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남욱 변호사가 이 사업에서 민간사업자가 차지한 보통주 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의 지분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반면 정영학 회계사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남 변호사는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 공판에서 정 회계사를 직접 증인신문하겠다고 나섰다.

남 변호사는 2015년 2월 또는 4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정 회계사와 자신이 만났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그날 김만배씨가 내게 ‘(사업 전체 지분 중) 25%만 받고 빠져라. 본인도 12.5%밖에 지분이 안 되고, 나머지는 이재명 시장 측 지분이다’라고 얘기해서, 내가 반발하다가 25%를 수용한 것이 기억나지 않냐”고 물었다.

정 회계사는 “전혀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 말 자체도 전혀 기억이 안 나고, 주주명부도 보니 전혀 그런 기록이 없다”라며 “김만배씨가 50%를 가져가고, 주식 배분은 (대장동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5월에 ‘너네들한테 50% 나눠줄게’라고 했던 것만 기억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이 사건 재판이 시작된 이후 남 변호사가 이 대표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남 변호사는 ‘이재명 시장 측’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또 남 변호사는 “(정 회계사가) 2015년 7월 17일 만든 지분 배분표에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2~7호에 대해선 소유자와 지분 비율, 투자금액과 회수 금액 등이 다 적혀 있는데 1호에는 아무런 기재가 없었던 게 기억나냐”고 물었다.

이에 정 회계사는 “잘 모르겠다”며 “화천대유가 다 갖고 있어서 안 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민간사업자 중 가장 많은 1208억원을 배당받았다.

남 변호사의 변호인은 “증인이 아는 바로 천화동인 1호는 누구 것이냐”고 물었다.

정 회계사는 “2020년 10월 기준으로 보면, 유동규씨도 일부 있고 김만배씨도 일부 있고 이 정도”라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대장동 일당’이 이 대표의 대선 출마를 앞두고 수익분배 경로 등을 고민한 정황도 공개됐다. 남 변호사 측은 정 회계사를 상대로 지난해 3월 정 회계사가 그의 부인과 나눈 대화 녹취록을 제시했다.

이 녹취록에서 정 회계사는 부인과 대화하면서 “이재명이 그거(대선 출마) 하니까 다들 도망가는거야” 라고 했고, 부인은 “이재명이 그거하니 도망가는구나, 만배도 도망가면 되겠네..안되면 남욱이가 혼자 가는 거고”라고 말했다.

재판장이 이 대화의 의미를 묻자 정 회계사는 “이재명이 대선에 나온다고 하니까 다들 몸을 사리는 것”이라며 “김만배도 직접 (유동규에) 돈을 주지 않고 남욱 통해서 돈을 준다는 의미”라고 답했다.

이에 재판장은 “이재명이 대선에 나오는데 왜 몸을 사리느냐”라고 물었고, 정씨는 “걱정을 했었다. 선정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