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김용에게 준 돈은 李 경선 자금… 제가 전달”

입력 2022-10-28 20:48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 공판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해 4∼8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건넸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돈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선 자금으로 알고 있다”고 28일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 사건 공판이 끝난 뒤 “김용 부원장에게 자금을 넘길 때 대선자금으로 쓰일 걸 알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남욱 변호사 측근 이모씨가 중간에 돈을 전달하며 기록한 일시, 장소 등 내역도 모두 사실이라면서 그 근거로 “제가 (김 부원장에게 돈을) 전달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자신은 돈이 든 상자를 전달받아 그대로 김 부원장에게 건넸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본부장은 휴정 시간에 만난 취재진에 “예를 들어 어떤 봉투에 1000만원이 들어간다고 하면, 사이즈(크기)와 모든 것이 다 검증돼야 하지 않느냐”며 “(1억원을 전달했다고 했는데) 만약 1억원이 (봉투나 상자에) 안 들어가면 잘못된 진술이니 그런 걸 다 검증하는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자신이 김 부원장에게 종이 상자에 돈을 넣어 전달한 점을 검찰도 검증 과정을 통해 확인했을 것이라는 취지다.

반면 김 부원장 측은 유 전 본부장에게서 돈을 받았다는 직접적인 물증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유 전 본부장은 “그 분(김 부원장)도 자기가 돈을 받지 않았다는 걸 입증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그분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그냥 있는 그대로 말해야겠다는 것이다. 제가 안고 가겠다는 생각을 더는 안 한다”라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텔레그램 정무방 등에서 친목이 아닌, 정책 결정 등 내용도 오갔는지’를 묻는 질문에 “네”라고 답하기도 했다.

다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들어가 있는 방도 있었는가’를 묻는 말에는 “그건 없었다”라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최근 검찰에 휴대전화 클라우드 비밀번호도 제출했다. 그는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오해를 받았으니 관련된 증거는 모두 제공하겠다는 것”이라면서도 “클라우드를 한 번도 열어본 적은 없어 뭐가 있는진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