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의 임지열과 이정후가 극적인 연속 타자 홈런을 폭발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키움은 LG 트윈스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2승 1패를 기록,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뒀다
임지열은 2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팀이 3-4로 뒤지고 있던 7회 대타로 타석에 나왔다. 2사 1루 상황에서 LG의 바뀐 투수 이정용의 초구를 때려 좌월 결승 투런포를 만들었다.
이어 타석에 등장한 이정후도 다시 이정용의 초구를 받아치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이정후는 타구가 우측 담장을 넘어가자 배트를 그라운드에 내동댕이치며 포효했다. 포스트시즌(PS)에서 개인 첫 홈런이었다. 키움은 홈런 두 방으로 3점을 내며 경기를 단숨에 6-4로 뒤집었다. 임지열과 이정후의 연속타자 홈런은 PO 통산 11번째이자, 포스트시즌 통산 26번째다. 임지열은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경기 초반 기선을 잡은 쪽은 LG였다. LG는 2회초 오지환의 2루타와 후속타자 문보경의 안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문보경은 번트 자세를 취한 뒤 강공으로 안타를 때리면서 키움 내야진의 허를 찔렀다. 3회초 공격에서도 4번 타자 채은성이 키움 선발 안우진의 커브를 때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5회까지 LG 선발 김윤식에 꽁꽁 묶여있던 키움은 6회말 공격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키움은 선두타자 송성문의 안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김윤식은 이후 후속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2아웃까지 잡아냈다. 투구 수도 82개에 그쳤지만, LG는 투수를 진해수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진해수는 이정후를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내보냈다. 후속 타자 김혜성은 1타점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LG는 ‘필승조’인 정우영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키움은 야시엘 푸이그와 김태진의 연속 안타로 경기를 3-2로 뒤집었다.
LG는 7회초 공격에서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서건창이 키움의 2번째 투수 이승호에게 안타를 뽑아냈고, 허도환은 볼넷으로 출루해 무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다. 투수 폭투로 잡은 무사 2, 3루의 기회를 박해민과 문성주의 땅볼로 2점을 추가해 다시 경기를 4-3으로 만들었다.
LG는 힘겹게 경기를 뒤집었지만, 7회말 임지열과 이정후에게 홈런 2방을 내주면서 6-4로 재역전당했다. LG는 더이상 추격하지 못했고, 경기는 그대로 6대 4로 끝났다.
양팀 선발은 명품 투수전을 펼쳤다. 키움 안우진은 최고 시속 157㎞의 직구를 뿌리며, 6이닝 6피안타 2실점 5탈삼진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2번째 투수 이승호는 아웃카운트를 잡아내지 못하며 2실점으로 부진했지만, 김동혁(1이닝)과 김재웅(2이닝)이 역투를 펼치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LG 김윤식은 안우진 못지않은 완벽투를 선보였다. 김윤식은 5와 ⅔ 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틀어막았다. 포스트시즌 첫 선발 등판이었고, 상대 선발은 국내 최고 파이어볼러 안우진이었지만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하지만 불펜 투수인 진해수와 이정용이 각각 2점씩 내주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김윤식의 호투도 빛이 바랬다.
키움과 LG는 2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PO 4차전을 갖는다. 키움은 남은 4, 5차전에서 1승만 추가하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게 된다. 벼랑 끝에 몰린 LG는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국시리즈에 갈 수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