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80분 생중계’ 경제회의서 장관들에게 “너무 긴장하지 마십쇼”

입력 2022-10-27 18:20

“너무 긴장하지 마십쇼(웃음).”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80분간 생중계로 진행된 비상경제민생회의 모두 발언에서 정책 발표를 앞둔 장관들을 상대로 “국민들께 진정성 있게 솔직하게 하시면 될 것 같다”며 긴장을 풀면서 회의를 시작했다.

세계적 경제위기 상황에서 한국 경제도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 긴장하고 있던 장관들과 대통령실 참모진의 얼굴에 그제서야 미소가 일었다.

윤 대통령은 “언론 보도를 잠시 보니까 제가 아주 우리 장관들을 골탕 먹일 질문을 막 던질 거라고 하는 얘기가 있던데 여러분 말씀을 저도 국민과 함께 경청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편안히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윤 대통령보다 관계 부처 장관들의 발언 시간이 훨씬 더 많았다.

회의 사회를 본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혹시 하실 말씀이 있으시냐”고 물었으나 윤 대통령은 “좀 더 들어보겠다”며 장관들이 정책을 자세히 소개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윤 대통령은 예정된 회의 시간이 4분 남았다는 얘기에는 “2시간 하기로 하지 않았어요? 왜 이렇게 빨리 끝나느냐”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날카로운 질문도 던졌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백신이나 신약을 신속히 제조·설계할 수 있는 시설인 ‘국가 바이오 파운드리’ 구상을 설명하자 윤 대통령은 “기업이 해야지, 정부에서 공무원이 운영해서 효과가 그렇게 있겠어요?”라고 반문했다.

장관들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적극적인 재정 세제 지원을 요청한 점도 눈에 띄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8월까지 역대 최고로 벤처에 투자하기 위한 자금이 모이고 실제 집행도 됐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6월부터 투자의 열기가 사그라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그러면서 “불경기 때문에 이 부분이 좀 멈추면 안 되기 때문에 강력한 세제 지원 같은 인센티브가 지금 수반이 돼야 될 것 같다”며 “이 부분은 추 부총리께 강력하게 요청을 드린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재정건전성이 흔들리지 않는 범위 안에서 아낌없이 지원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추 부총리는 각 부처 장관들의 지원 요청이 쏟아지자 “곳간 다 떨어지겠다”, “국토교통부 장관께서 제 눈을 보며 절절하게 돈 달라고 했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추 부총리가 방산 수출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국방과 산업이 결합된 국방부를 조만간 ‘국방산업부’로 바꿔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자 회의장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