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진료비, 호남 최대… 연령 효과 제하면 부산 영도 1위

입력 2022-10-27 16:26

호남 지역 주민 1인당 쓰이는 진료비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고연령층에서 함께 발병하는 당뇨, 고혈압 진료인원이 이 지역에서 높게 나타나는 등 지역사회 환경의 특징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연령 변수를 통제했을 때는 부산 지역 순위가 급상승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7일 발간한 ‘2021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진료비 1~5위를 전남, 전북 지역이 차지했다. 신안이 1인당 연평균 진료비가 가장 높았고 강진, 부안, 고흥, 장흥 순이었다. 경남 합천과 의령, 경북 의성도 6, 9,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 신안과 10위 의성의 차이는 약 13만원 수준이다.

인구 10만명당 당뇨병 진료인원도 호남 지역의 순위가 높았다. 전남 함평과 고흥, 신안, 진도가 1~4위를 차지했다. 고혈압 부문도 전남 고흥이 전국 1위였고 신안과 함평도 각각 7위와 9위에 자리했다. 위암 부문도 전남 보성이 전국에서 인구 대비 환자가 가장 많았고 전북 무주와 진안, 고창이 모두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진료비와 주요 질환 진료인원이 전국 최하위인 지역은 주로 수도권에 몰려 있었다.

다만 연령 변수를 통제할 경우 순위는 다소 달라졌다. 이 경우 부산 영도가 1인당 진료비 부문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호남 지역이 2~6위를 줄줄이 차지하기는 했지만 7~10위에 부산 각 자치구가 줄줄이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연령이나 주요 질환 발병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결과다. 건보공단이 연령 변수를 통제한 진료비 통계를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광수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교수는 “연령 등 한두 가지만으로는 결과를 다 설명할 수 없다. 다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원도는 흡연률, 비만율이 모두 높고 음주율도 (타 지역보다) 높다. 하지만 예전에 분석할 때도 호남 지역이 이들 지역보다 의료 이용이 더 많았다”면서 “각 지역의 생활 문화 특성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 환경적으로 특정 지역 주민들 건강이 더 나쁠 수도 있고, 주요 의료기관이 어떻게 배치됐는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이밖에 도서 지역인 부산 영도나 전남 신안 등 지역적인 요인 등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