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경기 도중 중국 해설진이 T1 ‘페이커’ 이상혁을 비하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중국 해설진은 의혹을 부정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비하에 동조하는 의견이 나왔다.
중국 해설진이 지난 22일 진행된 T1과 RNG의 롤드컵 8강전 2경기에서 이상혁을 ‘다페이(大飞)’라고 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상혁이 상대 정글러와 미드라이너 때문에 점멸을 사용하는 장면에서 LPL 해설진 밀러가 ‘다페이’란 단어를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다페이’란 늙은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클 다’와 페이커와 발음이 유사한 ‘날아갈 비’를 합친 말로 이상혁의 플레이가 늙었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중국은 나이가 많거나 비교적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에게 조롱의 의미로 大를 이름에 붙이는 인터넷 문화가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중국 해설진은 의혹을 전면 부정하고 나섰다. 웨이보 등의 중국 SNS 상에서 해당 발언이 문제가 되자 LPL 측은 “3차례나 확인했지만, 해설진은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라고 공식 해명했다.
LPL 측은 캐스터가 ‘그러나’를 뜻하는 단어인 ‘但(dan)’를 사용했는데 발음이 ‘大(da)’와 비슷해 오해가 생겼다고 전했다. 또한 공식 SNS를 통해 “우리는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는 모든 행위를 규탄한다”며 이상혁을 비하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재차 강조했다.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해당 발언은 중국 인기 SNS인 웨이보의 핵심 검색어에 올랐다. 일부 네티즌은 해설자의 말을 0.5배속, 0.3배속으로 재생시킨 영상을 공유해 비하 용어 사용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일부 중국 네티즌은 이상혁의 과거 발언까지 문제 삼고 나섰다. 앞서 이상혁은 개인방송 도중 솔로랭크에서 LPL 소속 프로게이머 ‘칭티안’ 위 즈한이 고의로 게임을 망치자 이를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위 즈한의 소속팀인 TES는 그에게 감봉 등의 징계를 내렸다. 해당 사건 이후로 ‘다페이’라는 용어를 썼던 네티즌들이 다시 “이상혁은 다페이 맞잖아?”라며 악플을 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일보 취재에 의하면 중국 네티즌들은 온라인 상에서 “다페이가 왜 조롱의 의미이지?” “난 다페이라고 소리칠 것이다” “한국 사람들 너무 민감하네”라며 이상혁을 조롱하는 댓글을 단 것으로 확인됐다. ‘다페이’라는 단어를 나열한 것이 댓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오해다. 이건 페이커를 조롱하는 것이 아니다” “진짜 발음 문제 아닌가?”라며 비하 의도를 부정하는 의견도 일부 존재했다.
정진솔 인턴 기자 s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