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을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서초구 양재 IC에서 경기도 고양까지 이어지는 경부간선도로·강변북로 지하화를 위해 민자 사업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만사나레스강 인근 리오공원을 찾아 “강변북로와 경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하는 게 서울에서도 논의되고 있다”며 “워낙 많은 돈이 들어가는 만큼 서울은 상업 시설을 만들어 민간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리오공원은 2007년 마드리드 M30 고속도로를 지하로 재구조화하고, 상부에는 8㎞길이의 대규모 수변공간을 조성했다. 스페인 국비와 마드리드 시비를 합해 80%, 민간 자본 20%를 유치해 진행됐다. 헥터 바베로 미구엘 M30 도로공사 상무이사는 “민자와 공공예산을 같이 사용하기로 한 것은 자본 조달이 쉬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며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 장기적으로 해야할 사업이라 부담을 줄여야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도로로 단절됐던 공간을 공원으로 바꿨을 뿐 아니라 교통 정체 등 지상 교통 문제를 해소한 모범사례로 꼽힌다.
서울시는 M30 사례를 따라 양재IC~고양 구간의 지하화를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확보되는 상부 공간은 여가·문화 공간 같은 지역 필요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강변북로 17.4㎞구간은 동서축의 교통 정체가 가장 심한 구간을 지하화해 도로 용량을 확대한다. 지상부의 경우에는 한강과 연결해 수변 공간으로 재단장한다. 이 경우 일산·구리 방향 편도 4차로 도로는 3차로로 줄여 지하화하게 된다. 이와 별도로 편도 3차로의 양방향 일반도로를 덧붙이고 보도를 설치해 한강변으로 걸어나갈 수 있도록 한다. 올해 강변북로 재구조화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을 진행한 뒤 내년 재구조화 교량 연결체계를 개선하고, 2024년 이후 투자 심사 결과에 따라 설계 및 공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경부간선도로 7.0㎞ 구간 역시 올해 기본계획 용역후 2024년 설계 및 공사를 추진한다.
페르난도 포라스 이슬라 리오공원 공동 건축가는 “M30의 경우 지상에 있는 도로를 지하화하기로 했으나 지금 생각해보면 과연 최선이었을까, 다른 방법으로 교통량을 병행해 분산시킬 수 없을까 생각했다”며 “꼭 지하화하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할 순 없고, 일부를 지하화하되 다른 방법을 연구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 전체를 지하화하기보다 차선을 줄이는 대신 우회도로를 활용해 교통량을 분산시킬 필요성이 있었다는 의미다. 그는 “주변 부동산 시세가 30~40% 정도 올랐고, 그럼에도 수변 공간을 즐기기 위해 부동산을 팔지 않고 남아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메트로폴리탄인 마드리드 주변의 광역 단위 주민이 주말 운동과 산책을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강변북로와 경부간선도로는 현재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M30과 비교할 때 전면 지하화가 아니라 지상의 도시고속도로를 일반도로화하고 차선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지상 도로와 연계하고 우회도로 활용, 공원 조성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해 경제성을 고려한 최적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드리드=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