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양재~고양 경부간선·강변북로 지하화에 민자 유치 추진”

입력 2022-10-27 12:35 수정 2022-10-27 14:57
스페인을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후(현지시간) 마드리드 M30 지하화와 지상 리오공원을 기획한 페르난도 포라스 이슬라 리오공원 공동 건축가의 설명을 듣고 있다.

스페인을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서초구 양재 IC에서 경기도 고양까지 이어지는 경부간선도로·강변북로 지하화를 위해 민자 사업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만사나레스강 인근 리오공원을 찾아 “강변북로와 경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하는 게 서울에서도 논의되고 있다”며 “워낙 많은 돈이 들어가는 만큼 서울은 상업 시설을 만들어 민간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리오공원은 2007년 마드리드 M30 고속도로를 지하로 재구조화하고, 상부에는 8㎞길이의 대규모 수변공간을 조성했다. 스페인 국비와 마드리드 시비를 합해 80%, 민간 자본 20%를 유치해 진행됐다. 헥터 바베로 미구엘 M30 도로공사 상무이사는 “민자와 공공예산을 같이 사용하기로 한 것은 자본 조달이 쉬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며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 장기적으로 해야할 사업이라 부담을 줄여야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도로로 단절됐던 공간을 공원으로 바꿨을 뿐 아니라 교통 정체 등 지상 교통 문제를 해소한 모범사례로 꼽힌다.

서울시는 M30 사례를 따라 양재IC~고양 구간의 지하화를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확보되는 상부 공간은 여가·문화 공간 같은 지역 필요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강변북로 17.4㎞구간은 동서축의 교통 정체가 가장 심한 구간을 지하화해 도로 용량을 확대한다. 지상부의 경우에는 한강과 연결해 수변 공간으로 재단장한다. 이 경우 일산·구리 방향 편도 4차로 도로는 3차로로 줄여 지하화하게 된다. 이와 별도로 편도 3차로의 양방향 일반도로를 덧붙이고 보도를 설치해 한강변으로 걸어나갈 수 있도록 한다. 올해 강변북로 재구조화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을 진행한 뒤 내년 재구조화 교량 연결체계를 개선하고, 2024년 이후 투자 심사 결과에 따라 설계 및 공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경부간선도로 7.0㎞ 구간 역시 올해 기본계획 용역후 2024년 설계 및 공사를 추진한다.

페르난도 포라스 이슬라 리오공원 공동 건축가는 “M30의 경우 지상에 있는 도로를 지하화하기로 했으나 지금 생각해보면 과연 최선이었을까, 다른 방법으로 교통량을 병행해 분산시킬 수 없을까 생각했다”며 “꼭 지하화하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할 순 없고, 일부를 지하화하되 다른 방법을 연구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 전체를 지하화하기보다 차선을 줄이는 대신 우회도로를 활용해 교통량을 분산시킬 필요성이 있었다는 의미다. 그는 “주변 부동산 시세가 30~40% 정도 올랐고, 그럼에도 수변 공간을 즐기기 위해 부동산을 팔지 않고 남아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메트로폴리탄인 마드리드 주변의 광역 단위 주민이 주말 운동과 산책을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강변북로와 경부간선도로는 현재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M30과 비교할 때 전면 지하화가 아니라 지상의 도시고속도로를 일반도로화하고 차선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지상 도로와 연계하고 우회도로 활용, 공원 조성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해 경제성을 고려한 최적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드리드=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