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김앤장 술자리’ 의혹에 대해 야권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27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한 장관이 똑똑하다고 이야기했다가 비난을 많이 받고 있다”며 김 의원의 준비가 부족했다는 이야기를 에둘러 꺼냈다.
정 의원은 “(한 장관이) 굉장히 답변 능력이 뛰어나고 논리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지적하려고 하면 좀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당에 줄곧 쓴소리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조응천 의원 역시 “작전 미스였다”며 김 의원의 전략이 다소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한 장관은 무엇이 나오든 맞받아칠, 카운터를 날릴 준비를 하고 있다가 작전대로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 장관이 국정감사장에서 김 의원이 의혹 제기를 하자 크게 발끈한 것을 언급하며 “(한 장관이) 아마 좀 설익었다 싶은 틈을 노리고 있다가 오버액션을 해 전세를 순간적으로 역전시켰다. 그걸 계속 과장되게 표현하는 것에 (김 의원이) 걸려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논박 거리를 좀 더 마련한다든가, 한꺼번에 질문을 다 던지는 게 아니고 조금씩 던지고 받고 하면서 타격전을 해야 했는데 한꺼번에 다 던져서 저쪽(한 장관)에서 일방적으로 반박하게 하고 여기(김 의원)는 더 공격할 거리가 없게 됐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의원이 한 장관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전날(26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실책을 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최 전 수석은 “30명의 로펌 변호사, 그다음에 대통령, 법무부 장관, 그다음에 술집 이런 설정인데 우선 설정 자체가 조금 납득이 안 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술을 좋아하신다는 건 굳이 의혹 제기를 안 해도 기정사실화된 건데 설정 자체가 조금 납득하기 어렵다”며 “검찰 수사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는 국민적 여론이 굉장히 비등하다. 그런데 근거 없이 이런 문제 제기가 이뤄지는 것은 지양돼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최 전 수석은 “김 의원이 대변인으로서 당의 직책을 맡고 있고, 또 민주당 지도부가 최고위원회의에서 거론하고 녹취록을 틀었다”며 “빨리 이것은 거둬들이고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전 수석은 “실책이 있으면 빨리 사과하고 거둬들이는 ‘신뢰의 게임’을 야당이 국민에게 조금 더 다가가면서 할 수 있지 않나 싶다”고 강조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