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레고랜드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로 자금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으며 비난 여론이 커진 가운데 레고랜드 개발사업 시행사인 강원중도개발공사(GJC) 보증채무를 올해 안에 갚겠다고 밝혔다.
정광열 강원 경제부지사는 27일 오전 강원도청에서 브리핑을 열어 “채권자를 비롯한 금융시장의 부담을 덜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지속 검토하고 기획재정부 등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왔다”며 “그 결과 오는 12월 15일까지 보증채무 전액인 2050억원을 상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부지사는 “이 결정은 기재부 등 정부와 사전 협의한 것”이라며 “김진태 지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간 직접 협의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원도는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성실하게 대처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정 부지사는 “보증채무를 갚는 데 필요한 재원은 추경으로 마련할 계획”이라며 “도 재정이 이 정도는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지사는 동아시아 지방정부 관광연맹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4일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일정을 하루 앞당겨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김 지사는 지난달 28일 GJC에 대해 회생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GJC의 2050억원 보증채무를 갚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며 채권시장 경색을 불러왔다. 이로 인해 기업들이 줄줄이 회사채 발행에 실패하고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돈맥경화로 이어졌다.
이에 정부는 50조원 이상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 가동에 나섰고, 김 지사도 지난 21일 GJC의 변제 불능으로 인한 보증채무를 늦어도 2023년 1월 29일까지 이행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상황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강원도는 이날 “GJC 기업회생 신청계획 발표 당시부터 회생 신청과는 별개로 강원도 보증채무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했다”며 “특히 지난 21일 이미 납부한 선취이자 만기일인 2023년 1월 29일까지는 예산을 편성해 전액 상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했다.
도는 GJC가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020년 BNK투자증권을 통해 2050억원 규모의 ABCP를 발행할 때 채무 보증을 섰다.
GJC가 레고랜드 건설 자금 조달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아이원제일차의 2050억원 규모의 ABCP는 만기일인 지난달 29일 상환하지 못해 이달 4일 최종 부도처리됐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