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한다.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2012년 12월 부회장이 된 이후 10년 만이자 부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이 2020년 10월 별세한 지 2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지 31년 만에 회장 자리에 올라 본격적인 ‘이재용 삼성 시대’를 열게 되는 셈이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이사회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평소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중시해 온 만큼 이사회 동의 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국내 5대 그룹 총수 중 ‘부회장’ 직함을 가진 건 이 부회장뿐이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선 이날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이 안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날 회장 취임 문제가 논의되더라도 대외적인 공포 시점은 다음 달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관련 언론보도 등이 나오면서 이날 발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유럽·중남미 출장 귀국길에서 ‘연내 회장 승진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회사가 잘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 보고되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을 하회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로 10조852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3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다만 매출은 76조781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79% 증가하며 3분기 기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연간 기준으로도 작년에 이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