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조상준 사직 내부 인사갈등 아냐, 건강 문제”…‘인사 알력설’은 여전

입력 2022-10-27 09:28 수정 2022-10-27 09:59

국가정보원은 27일 조상준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 내부 인사갈등으로 인해 사의를 표했다는 일각의 추측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조 전 기조실장의 사직 배경과 관련해 내부 인사갈등 등 각종 소문이 있으나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전 실장은 본인의 건강 문제 등 일신상의 사유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 전 실장은 지난 25일 사의를 표명했다. 6월 3일 임명된 조 실장이 5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자진 사퇴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갖가지 추측이 나왔다.

특히 조 전 실장이 김규현 국정원장을 건너 뛰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사의를 표명하면서 김 원장과 인사 등을 놓고 갈등을 빚은 게 원인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조 전 실장의 사의 표명의 결정적 이유는 건강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조 전 실장은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상태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조 전 실장이 김 원장과 인사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은 게 자진사퇴의 이유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원장의 손을 들어주니 조 실장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전날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국정원 2, 3급 인사를 해야 하는데, 조 전 실장이 자신의 안을 청와대(대통령실)로 올렸다고 한다. 그런데 해외에 나갔다 온 김규현 국정원장이 보니 자기 생각대로 안 돼서 다시 올린 것”이라며 “대통령실에서 고심하다가 그래도 (국정원장의 손을 들어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결정을 잘했다고 본다”며 “어떤 조직이든 문제가 있으면 측근보다는 상급자 의견을 일단 들어주고 조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실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라인 최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2006년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론스타 헐값 매각’ 사건 수사를 하면서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2019년 7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취임 직후에 대검 형사부장(검사장)으로 승진해 윤 총장을 보좌했지만, 윤 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갈등이 진행 중이던 2020년 8월 검찰을 떠났다.

지난 6월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임명될 때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변호한 이력으로 논란이 됐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