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명 모인 野…진중권 “망하는 지름길, 그러다 전멸”

입력 2022-10-27 09:06 수정 2022-10-27 10:5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민생파탄·검찰독재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진중권 광운대 교수.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대규모 인원을 동원해 ‘민생 파탄·검찰 독재’ 규탄대회를 열고 윤석열정부를 직격한 데 대해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26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날 민주당의 규탄대회 개최와 관련해 “쓸데없는 짓 하는 것이다. 국민의 호응을 받을 수 있겠냐”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쟁을 치르려면 제대로 전략전술을 짜야 하는데, (이건) 협곡에 들어가 있는데 협곡에다가 전 병력을 다 집어넣는 것이다. 그럼 나중에 전멸한다”고 일갈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민생 파탄·검찰 독재’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와 의원, 지역위원장, 당직자, 당원 등 1200명(민주당 추산)이 총출동해 야당 탄압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일동은 규탄문을 통해 “윤 정권이 결국 독재와 퇴행의 길을 선택했다”며 “사실상 정치계엄령을 발동해 군부독재보다 더한 검찰독재의 서막을 열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야당 탄압으로, 전 정권에 대한 공격으로 현 정부가 만들어낸 민생 참사, 국방 참사, 외교 참사, 경제 참사를 가릴 수 없다”며 “민생 파탄과 국가적 위기를 외면하고 국가 역량을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에 허비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본청 계단에서 열린 민생파탄·검찰독재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진 교수는 “윤석열정부와 집권 세력이 원하는 것은 ‘이재명 리스크’ ‘사법리스크’ 국면을 오래 끄는 것이다. (2024년) 총선 전까지 가길 원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빨리 정리하고 새로운 리더십을 세워야지 총선에서 이길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이게 옳은 일인가 그른 일인가 윤리적 판단을 하는 이성은 없다 쳐도, 이해관계를 계산하는 계산적 이성은 있어야 하지 않냐”면서 “(민주당은) 지금 이것조차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민주당이 지난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을 보이콧한 데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민생을 원한다면 시정연설에 들어가야 한다. 왜냐하면 시정연설의 내용이 예산안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민생파탄·검찰독재 규탄대회에서 피켓을 들고 검찰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어 “국회에 들어가서 따져야지, 그게 민생이 원하는 투쟁 방식”이라며 “지금 밖에 나와서 돌아다니는 건 (아무런 실효가 없다). 군중대회로 민생이 챙겨지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선동적인 방식은 국민의 호응을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이번 규탄대회에 대규모 인원이 모인 이유가 이 대표가 쥔 ‘공천권’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공천권을 그분(이 대표)이 쥐고 있기 때문에 자기 (안위를) 생각하는 것이다. 공천을 받으려면 어차피 그 흐름에 들어가야 된다는 것”이라며 “당을 생각한다면 내가 공천이 안 될지라도 쓴소리하고 그다음 ‘이래서는 안 됩니다. 빨리 안정화시켜야 됩니다’라고 해야 하는데 그게 아니다. 그리고 저분도 공천권을 안 놓을 것이다. 이게 지금 당을 망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