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 걸겠다” 한동훈에…이경 “숨겨온 아이폰 비번 걸라”

입력 2022-10-27 06:25 수정 2022-10-27 10:23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에서 소년범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관직을 걸고 ‘청담동 술자리 의혹’를 부인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이경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아이폰 비밀번호를 걸어보시라”고 제안했다.

이 부대변인은 25일 페이스북에 “한 장관은 장관직 포함 다 걸겠다며,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질의한 의원을 향해 ‘의원님, 뭐 거시겠어요?’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면서 “한 장관의 태도와 반응을 보자니, 범죄자의 증언만으로도 압수수색하는 검찰의 행태와 비교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익제보자의 증언이 있으면 질의할 수 있는 건 의원의 국정 권리이고 선택”이라며 “아니면 아니라고 차분히 설명하면 되는 것을 몹시 격분한 목소리로 ‘무엇을 걸라’식의 발언은 그동안 한 장관의 답변 태도와 상반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조된 목소리고 화를 내며 무엇을 그렇게도 걸고 싶으시다면, 2년간 숨겨왔던 아이폰 비밀번호를 걸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아이폰 비밀번호’를 언급한 것은 이른바 ‘채널A 사건’과 연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 장관의 공모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핵심 증거로 꼽혀 온 한 장관의 휴대전화를 지난 8월 한 장관에게 돌려줬다. 당시 수사팀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한 장관의 아이폰 비밀번호를 풀지 못해 안에 담긴 정보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요미수 혐의로 고발된 한 장관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의 법무부 등 종합국정감사에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KBS 보도화면 캡처

한동훈 “청담동 술자리 갔다면 법무장관 관두는 게 맞아” 거듭 의혹 부인

한편 한 장관은 26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청사에서 소년범죄 종합대책을 발표한 뒤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민주당 의원에 대한 민형사상 처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제가 무엇을 걸겠다고 했는데 정책의 실패를 갖고 공직을 걸겠다고 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김 의원 말처럼 제가 새벽 3시에 로펌 변호사 30명이 모인 곳에서 대통령과 노래를 불렀으면 직을 거는 것이 맞다”며 “그만둬야 한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얘기다. 맞다면 법무장관직을 계속 안 한다는 차원에서 직을 걸겠다고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김 의원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제 질문에 한 장관은 대뜸 ‘장관직을 걸겠다’며 국감장을 도박판으로 만들었다”며 “저는 뒷골목 깡패들이나 할 법한 협박에 말려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이미 모든 것을 걸었다는 점은 분명히 밝혀드린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 24일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한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대형 로펌 변호사 30여명과 고급 술집에서 밤늦게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한 장관은 “장관직을 포함해 앞으로 맡을 어떤 공직이라도 걸겠다. 의원님은 무엇을 걸겠냐”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