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입 연 유동규 “정진상에 2020년에도 돈…명절엔 선물”

입력 2022-10-27 05:17 수정 2022-10-27 10:09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왼쪽 사진)과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연합뉴스, MBC 보도화면 캡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2020년에도 수천만원의 돈을 건넸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최근 구치소에서 풀려난 유 전 본부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정 실장에게 2014년 외에 2020년 등에도 금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26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지방선거 무렵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로부터 3억6000여만원을 받아 정 실장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바 있다.

유 전 본부장은 명절마다 정 실장에게 고가의 선물을 보냈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2013년 9월 서울 강남구 유흥주점에서 정 실장,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수감 중)과 술을 마셨고, 남 변호사가 술값을 대신 냈다는 진술도 확보해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정 실장과 김 부원장이 2013년쯤부터 ‘대장동 일당’에게서 지속적으로 금품과 접대를 받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오른쪽)과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채널A 보도화면 캡처

한편 검찰은 지난해 9월 29일 압수수색 당시 유 전 본부장이 창문 밖으로 던진 휴대전화에서 정 실장이 보낸 메시지를 디지털 포렌식으로 복구했다.

포렌식 결과에 따르면 정 실장은 당일 오전 5시6분~6시53분 텔레그램을 통해 유 전 본부장에게 3번 전화를 걸었다. 유 전 본부장이 전화를 안 받자 정 실장은 오전 7시20분에 “안 좋은 마음먹지 말고 통화하자 동규야”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유 전 본부장이 압박을 느껴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자신 등에게 불리한 내용을 진술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 실장은 압수수색 전날과 당일 아이폰 간 상호 음성통화 기능인 페이스타임으로도 유 전 본부장과 8차례 연락을 시도했다. 압수수색 당일 오전 8시8분쯤 페이스타임으로 전화를 걸어 7분39초간 통화한 게 마지막이었다. 이날 통화 내용과 관련해 유 전 본부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1주일도 안 된 휴대폰 버리라고 XX해가지고, 내가 휴대폰 버렸다가 난리가 나고”라며 정 실장의 지시에 따라 휴대전화를 던졌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텔레그램에 자신과 정 실장, 김 부원장을 비롯해 이재명 대표의 핵심 정무 라인이 참여한 소위 ‘정무방’이 있었다고 주변에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포렌식 결과 이 채팅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 수사에 대비해 채팅방을 ‘폭파’했을 가능성이 일부에서 제기된다.

검찰은 조만간 정 실장을 불러 당시 두 사람 사이 오간 대화 내용,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거 인멸 교사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