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두아들 살해’ 40대 계획 범행…“내가 잘못했어”

입력 2022-10-26 20:36 수정 2022-10-26 20:43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A씨가 26일 오후 경기도 광명경찰서에서 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광명시에서 자신의 40대 아내와 10대 두 아들을 살해한 40대 가장이 26일 경찰 조사를 마친 뒤 유치장으로 이동하면서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

26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된 A씨는 이날 오후 6시25분쯤 경기 광명경찰서에서 나오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제대로 처벌받겠습니다”라고 답했고, 가족에게 하고픈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라고 말했다.

계획범죄 여부를 묻자 “네”라고 답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도 “며칠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취재진의 질의응답이 오간 3분여 동안 눈물을 보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A씨가 26일 오후 경기도 광명경찰서에서 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A씨는 전날 오후 8시를 전후해 광명시 소하동 아파트에서 40대 아내 B씨와 10대 아들인 중학생 C군 및 초등학생 D군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1년여 전 회사를 그만둔 뒤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던 A씨는 최근 들어 B씨와 자주 다퉜고, 이혼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날도 B씨와 말다툼을 벌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다툼 후 B씨가 잠시 외출하자 두 자녀를 먼저 살해하고, 5분여 뒤 집에 돌아온 B씨 또한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A씨는 이 사건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지만, 경찰은 주변 정황을 토대로 A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당시 상황 등을 추궁해 자백을 받았다.

A씨는 범행 전 CCTV가 있는 1층 출입구를 통해 일부러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노출한 뒤 사각지대인 아파트 뒤편 쪽문으로 몰래 들어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뒤에도 들어왔던 쪽문으로 다시 나간 뒤 인근의 PC방으로 가 2시간가량 있다가 이번에는 CCTV가 있는 곳을 통해 오후 11시30분쯤 귀가했다. 이어 “외출 후 집에 돌아오니 아이가 죽어있다”며 119에 신고했다.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둔기, 당시 입었던 남방·청바지 등은 아파트 단지 밖 인근 수풀에 버렸다.

경찰은 A씨가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사각지대로 이동하고, PC방에 장시간 머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엘리베이터 안 CCTV에 A씨의 모습이 찍히지 않음에 따라 A씨가 범행 전후 계단을 이용해 범행 장소인 15층 자택을 오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