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 물가… ‘트릭 오어 트릿’ 진짜 무서워진 핼러윈

입력 2022-10-27 00:02
핼러윈 데이의 상징인 잭 오 랜턴 자료사진. 픽사베이 제공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탓에 ‘핼러윈 데이’(10월 31일) 사탕값으로 만만치 않은 비용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이웃집을 돌아다니며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과자를 주지 않으면 장난을 치겠다)”을 외치는 어린이들의 핼러윈 풍습도 부담스러울 만큼 인플레이션은 미국 경제에 강한 충격을 가하고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현지시간) 자국 노동부 자료를 인용해 “밀가루, 설탕, 우유 같은 식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사탕값이 올랐다. 1년 전보다 13% 넘게 상승했다”며 “이런 연간 상승률은 사상 최대치”라고 보도했다. 전미소매협회 자료를 보면 올해 미국의 일반 가정은 핼러윈 축제를 준비하면서 사탕, 의상, 장식품에 100달러를 지불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3달러에 이해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미국은 올해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 6월 9.1%로 정점을 찍은 뒤 2개월 연속 하락했지만 아직 8%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9월 상승률은 8.2%로 나타났다. 같은 달 근원 CPI는 6.6%로 집계됐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지난달까지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고금리 통화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연준은 오는 11월 1~2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또 한 번의 자이언트스텝을 예고하고 있다.

핼러윈 데이의 축제 분위기가 인플레이션으로 침체될 조짐을 나타내자 정치권에서 제과업체의 가격 인상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엠앤엠’ ‘스키틀스’ 같은 초콜릿‧사탕류를 생산하는 미국 제과업체 마스는 주요 표적이 됐다.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마스 오너 일가의 재산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더 많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