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에 도움을 주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의원이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폭로를 두고 “이제 세월이 흐르니까 이재명 게이트인 게 드러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곽 전 의원은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관련 1심 속행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나는 (김만배씨 등이) 아들한테 돈 준 것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들 병채씨가 화천대유에서 근무할 당시 ‘대선자금’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냐는 질문에 “이재명·정진상·김용·유동규 전부 모르는 나로서는 황당한 일”이라면서 “(유 전 기획본부장의 폭로를) 흥미롭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가 재판받는) 상황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 재판 과정에서 내가 관여했다는 얘기를 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라며 억울함을 표출했다.
곽 전 의원 외에도 대장동 개발 사업자인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측도 억울하다는 뜻을 밝혔다. 남 변호사 변호인은 이날 오전 재판이 끝난 뒤 “남 변호사는 자신이 같이 한 건 맞지만, 모든 일의 주범으로 비치는 것에 대해 억울해 한다”며 “검찰이 지나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3월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공모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리는 과정 등에 도움을 주고, 아들을 통해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성과급 등 50억원(세후 약 25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준 대가라고 보고 있다.
그는 2016년 3~4월쯤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남 변호사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