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림에 흥분한 듯”…들개 무리에 위협 느끼는 주민들

입력 2022-10-25 18:17
대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유기견 무리가 잇따라 목격돼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되고 있다. 대구시 동구 제공. 뉴시스

대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유기견으로 추정되는 개 무리로 위협을 느꼈다는 민원이 수차례 접수돼 관할 구청이 포획에 나섰다.

25일 대구시 동구에 따르면 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유기견으로 추정되는 ‘들개’ 무리로 인해 위협을 당했고 이를 처리해달라는 민원이 수차례 접수됐다.

대구동구새올전자민원창구에도 관련 민원이 잇따랐다. 한 민원인은 “유기견 무리가 있어 보행자에게 위협이 되고 유기견들도 위태해 보인다”고 밝혔다.

해당 민원에 따르면 동구 혁신대로에 위치한 한 주유소 인근에서는 지난 18일 오후 8시쯤 로드킬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반려견과 산책 중이었던 이 민원인은 최소 7마리의 유기견들이 자신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달려오는 것을 목격했다. 그 순간 한 마리가 차에 치이는 로드킬 사고를 당했고, 이를 기점으로 개들이 흩어지면서 직접적인 공격을 받지는 않았다.

그는 “(유기견 한 마리가 로드킬을 당해) 엄청난 충격음에 나머지 유기견들이 오던 길을 뒤돌아 달아났다”며 “로드킬은 끔찍했지만 만약 로드킬이 없었다면 나와 반려견이 유기견들에게 공격받았을 것이라는 상상이 들어 끔찍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굶주린 유기견이 내 반려견을 보고 흥분해서 달려온 느낌을 받았다. 방치 시 보행자 공격 또는 로드킬 사고가 재발할 듯하다”며 유기견 포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동구는 지난 24일 “동구의 경우 유기동물 포획팀이 없는 관계로 배회 중인 유기견 포획에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하면서 민원이 접수된 대구 동구 혁신도시 일대에 대구 유기동물보호센터와 협조 후 포획틀을 마련해 설치했다고 밝혔다.

다만 유기견의 경우 이동반경이 넓어 자발적으로 포획틀에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유기견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 규칙에 해당하는 유해 야생동물에 해당하지 않아 사살할 수 없다. 동물보호법상으로도 구조·보호 조치 대상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기동물 포획팀이 없는 동구의 경우 그간 개 포획을 마취 총이 있는 소방본부에 의존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대구지역 내 개 포획 출동 건수는 총 820건에 달한다. 한 달 평균 91건으로 하루 평균 3회가량을 개 포획을 위해 소방이 출동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동구는 주민과 아이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민원이 접수된 지역을 중심으로 들개 출몰 경고 현수막도 인근에 게시했다.

동구 관계자는 “동구에는 유기동물 포획팀이 부재중인 관계로 배회 중인 유기견 포획에 어려움이 있다”며 “들개로 신고된 개들은 유기견으로 파악되며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이른 시일 내 포획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