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년 당시 경성 종로(현 무교동)에 있던 복음전도관에 10여명의 남녀 학생이 모였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배웠고 졸업 후 전국 방방곡곡에 복음을 전파했다. 고등교육기관으로서는 최초로 남녀공학을 실시했던 경성성서학원의 시작이었다. 훗날 무교동 복음전도관은 중앙성결교회(한기채 목사)로, 경성성서학원은 서울신대(총장 황덕형 목사)로 발전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김주헌 목사)의 모교회이자 서울신대를 잉태한 중앙성결교회가 대학에 여자생활관을 선물했다. 25일 경기도 부천 서울신대에서 ‘중앙성결교회 기념관’ 개관식이 열렸다. 한기채 목사는 “우리 교단 선배들은 옛날부터 여성 리더십의 중요성을 깨달아 남녀를 함께 교육했다. 그런데 현재 비신자 학부생도 많이 사는 여자생활관이 낡아 불편을 겪는다는 말을 듣고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 교회가 받은 복음의 은혜를 갚는 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지난 111년간 여성 사역자 배출에 앞장섰던 서울신대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시설 노후가 심했다. 특히 1987년 단독 건축한 여자생활관은 거의 리모델링을 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서울신대는 중앙성결교회 성도들이 마음을 모은 헌금 7억원으로 지난 여름방학 기간 여자생활관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새롭게 탈바꿈한 생활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로 총 34개 방과 다용도실 식당 등으로 구성됐다.
장보라(신학과1) 학생은 “예전에는 샤워실에 칸막이가 없어 불편하고 너무 추워 씻기가 싫을 정도였다. 지금은 샤워실도 따뜻하고 방의 침대와 옷장도 새 걸로 바뀌어 열심히 공부할 기분이 난다”며 “중앙성결교회가 예수님의 제자를 키우는 마음으로 헌금해 주셔서 감사하다. 깨끗하게 관리해 후배들에게 물려주겠다”고 기뻐했다.
한 목사는 “대학은 공동체 생활, 독서, 기도가 중요하지만 현재 많은 학교가 이 세가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며 “생활관은 공동체 생활을 통해 서로 사랑하는 삶과 경건한 생활을 돕는다. 서울신대가 한국교회와 대한민국의 여성 지도자들을 키워내는 산실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황덕형 총장은 “여자생활관은 우리 학교가 오랜 시간 고민해온 숙제였다. 중앙성결교회의 헌신으로 학생들에게 좋은 선물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한국교회와 사회를 이끌 다음세대를 키우는 일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부천=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