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티콘 3일 연장? 대리 4260원? 카카오 유료서비스 보상 ‘잡음’

입력 2022-10-25 17:31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카카오 신사옥 아지트 로비 전경 모습. 이한형 기자

‘카카오 먹통 사태’로 피해를 본 대리운전 기사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카카오 측이 제시한 보상금 4260원을 반납하겠다고 나섰다. 서비스 장애로 하루 벌이를 모두 날렸는데 비현실적 보상을 제시했다는 게 이유다. 유료서비스를 이용하는 택시 기사들 역시 매출에 타격을 입은 데 비해 보상이 터무니 없이 적다고 반발한다.

카카오가 내놓은 보상안을 두고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추가 보상안을 빠르게 마련하겠다며 이용자 달래기에 나섰다.

보상안에 가장 큰 불만을 보이는 이용자는 카카오 서비스를 활용해 생계를 잇는 이들이다. 카카오는 매달 2만2000원을 지불하는 카카오T 프로서비스 유료 이용 대리기사들에게 6일치 상당의 멤버십 이용료인 4260원을, 프로멤버십에 유료 가입한 택시 기사들에게 6일치 멤버십 이용료인 7550원을 포인트로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리운전기사 단체들은 “카카오가 장애를 일으킨 90시간 동안 카카오를 기반으로 일감을 중개 받으며 생계를 영위하는 플랫폼 노동자들은 난데없는 실직사태를 겪었다. 정신적 피해보상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일실 수입조차 보장하지 않는 무책임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대리운전 기사들은 ‘기대수익’을 기준으로 보상안을 책정해야 한다고 꼬집는다.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등에서 카카오 먹통 사태에 따른 대리운전기사 피해 사례를 접수한 결과, 참여자 382명 중 91%(348명)가 ‘일을 배정받지 못해 소득을 얻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들 단체는 1인당 평균 피해액을 17만8000원이라고 주장한다. 택시 기사 이모(52)씨는 “배차를 더 많이 받으려고 프로멤버십에 가입했는데 먹통으로 승객을 태우지 못했다. 하루 20만~30만원의 손실이 났는데, 고작 7550원을 보상해준다고 해서 황당하다”고 말했다.

기간 연장 등의 보상도 뚜렷한 기준 없이 제각각이라 혼란을 키운다는 반응이 나온다. 카카오는 이모티콘 플러스 유료 구독자에게 구독 기간을 3일 연장하기로 했다. 이와 달리 톡서랍의 경우 15일을 연장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서비스 장애 기간보다 더 넉넉한 기간의 보상을 지급했다면서도, 보상을 책정할 때 명확한 기준이 아직 없어 서비스 별로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향후 피해 사례를 모아 추가 보상안을 확정한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현재 피해 약 4만5000건을 접수했다고 한다. 카카오는 유료서비스 보상에만 4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한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