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임배추도 반값”…김장철 물가잡기 나선 유통업계

입력 2022-10-25 17:22
지난 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절임배추 예약판매 안내문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치킨, 피자에 이어 ‘반값’ 절임배추가 등장했다. 가을배추가 나오면서 최근 배추값은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지난해보다 비싸다. 유통업계는 본격적 김장철을 앞두고 산지 확보, 사전 기획 등으로 ‘김장물가’ 잡기에 나섰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배추 10㎏당 평균 도매가격은 9660원이다. 가을배추가 출하하면서 한달 전 약 3만원까지 치솟았던 값은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다만 지난해(7284원)와 비교하면 여전히 32.6% 비싸다.

본격적 김장철을 앞두고 이마트는 배추값을 지난해 가격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사전예약으로 받는 절임배추(20㎏, 8~12포기)를 2만9960원에 선보인다. 지난해 행사가격(2만9840원)과 비교해 가격 인상폭이 0.4%에 그친다. 25일을 기준으로 배추 1포기의 평균 소매가격이 4928원인 걸 고려하면 일반 배추를 구매하는 것보다 절임배추를 사는 게 최대 50%까지 싸다.

이마트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진행되는 첫 김장인 데다 배추 가격 인상으로 절임배추 수요가 늘어날 것을 고려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4만 박스 이상 물량을 준비하고 가격 인상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은 올해 추가 산지 확보와 사전 기획으로 절임배추를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놓고 있다. 롯데마트는 폭염·폭우 피해가 적은 전남 해남, 강원도 영월에서 200t에 달하는 배추 물량을 사전 협의했다. 배추값 상승에 불안한 소비자들을 위해 절임배추의 사전예약 판매기간을 예년보다 1개월 앞당겼다. 홈플러스도 올해 절임배추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늘린 6만 박스로 준비했다.

티몬은 오는 12월 11일까지 절임배추를 비롯해 각종 김장 재료, 김장 용품 등을 최대 25% 싸게 판매하는 ‘김장 기획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티몬은 지난 5일 절임배추를 당시 시세보다 40%가량 저렴하게 팔았었다. 총 10t 물량을 준비해 1000세트를 판매했는데 90분 만에 완판됐다.

티몬 관계자는 “지난 1~19일 절임배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70%나 증가했다. 한 포기에 1만원을 넘나들며 ‘금배추’로 불렸지만 반값 수준으로 특가딜을 선보인 덕분”이라며 “배추 가격이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부담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