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었던’ 시장 제자리로… 서울아파트 중위 전세가 6억 붕괴

입력 2022-10-25 16:51
공인중개사무소 매물란.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의 중위 전셋값이 6억원 아래로 내려왔다. 서울 강북 지역(한강 이북 14개 자치구)에서는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0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한때 매매가격이 10억원을 돌파한 건 집값 폭등의 위력을 체감케 하는 사건이었다. 중위 전셋값 6억원도 시장에 전셋값 상승 경고등을 울렸었다. 최근에는 금리 인상 영향으로 얼어붙는 주택 시장을 상징하는 숫자로 180도 달라졌다.

25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시계열에 따르면 이달에 서울 아파트의 중위 전셋값은 5억9966만원으로 지난해 2월(5억9739만원) 이후 1년8개월 만에 6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의 중위 전셋값은 지난해 2월에 사상 처음 6억원을 넘어섰고, 같은 해 9월에 6억2680만원까지 치솟았었다. 202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전세난으로 임대차 가격이 폭등한 영향이었다.

서울 강북과 강남(한강 이남 11개구)의 흐름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달에 강북 아파트의 중위 전셋값은 5억3188만원이다. 지난달(5억3437만원)보다 0.47% 하락했다. 반면 강남 11개구는 6억8755만원에서 6억7675만원으로 1.57% 내려 강북보다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꾸준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3주차에 서울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0.30%였다. 올해 들어 이달까지 누적 변동률은 -1.94%다. 지난해 같은 기간(4.30%)과 대조적이다. 금리가 치솟으면서 전세 수요가 월세로 옮겨가면서 생긴 현상이다.

금리는 매매가격도 끌어내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월간주택가격에 따르면 이달에 서울 강북권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9억9576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1233만원 내렸다. 강북권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 2월 10억487만원을 찍으며 처음으로 10억원 선을 돌파했지만, 10개월 만에 9억원대로 돌아갔다.

강북권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2014년 10월 이후 꾸준히 올랐었다. 2019년 1~5월 정부 규제 여파로 강남권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하락할 때도 강북권은 소폭이나마 상승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울 동북권의 집값이 급격히 추락하는 중이다.

강북구는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먼저 집값 하락기를 열었고, 노원구와 도봉구는 하반기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집값이 빠지고 있다. 강북권 아파트의 ㎡당 평균 매매가격은 9월 1291만6000원에서 이달 1266만5000원으로 주저앉았다. 도봉구와 노원구, 성북구, 강북구 순으로 내림세가 강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