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비속어 논란’ 사과 요구에 “하지 않은 발언, 국익 도움 안돼” 일축

입력 2022-10-25 16:31 수정 2022-10-25 16:32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 접견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환담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오전 10시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 등 5부 요인과 국민의힘·정의당 지도부와 20분 동안 사전환담을 진행했다. 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불참했다.

참석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환담에서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 대한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은 국회 모독”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하지 않은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뼈 있는 말도 오갔다고 한다. 김 의장은 윤 대통령에게 “날씨가 좀 쌀쌀해진 것 같다.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환영드린다”면서도 “그런데 여의도 날씨가 훨씬 더 싸늘한 것 같다”고 비유적으로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고 “하하”라며 짧게 웃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환담에서 “국제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여야가 힘을 합쳐 이 글로벌 위기를 잘 극복하면 우리 국민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의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 무시 발언 등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마치고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과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의 자리를 찾아 맨 처음으로 악수했다.

이어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인 양향자 의원과 악수를 나눴다. 양 의원은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의당 의원들은 시정연설이 끝난 직후 본회의장을 나가 윤 대통령이 퇴장할 때는 자리에 없었다.

윤 대통령은 2선 후퇴를 선언한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도 웃으며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장 의원의 어깨를 툭툭 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시정연설 ‘보이콧’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그야말로 민주당 입법독재가 임계점을 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의 시정연설 거부와 본회의장 앞 ’이재명 구하기용’ 피켓팅은 민주당의 이재명 사당(私黨)’ 선언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참 무성의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혹평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 세계적 기후 위기와 불평등, 국내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안보위기 등이 위급한 상황에서 이를 헤쳐 나갈 수 있느냐에 대한 기대나 목표를 갖기에는 너무 부족해 안타까웠다”고 주장했다.

문동성 오주환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