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 대해 “국민 입장에서 보면 참 무성의하다”고 혹평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정연설에 불참해서 연설이 끝난 뒤 전문을 쭉 읽었는데 이런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전면 보이콧했다. 야당 의원 전원이 대통령 시정연설에 불참한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다.
김 정책위의장은 “세계사적 기후위기와 불평등, 국내외 안보위기 등 굉장히 위급한 상황에서 우리가 그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을지 국민적 기대를 갖기에는 (시정연설이) 너무 부족하고 무성의하지 않았나 싶어서 너무나 안타까웠다”고 평가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그동안 정치적 목적이 앞선 방만한 재정 운용으로 재정수지 적자가 빠르게 확대됐다”고 말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문재인정부 2년차부터 5년차까지 코로나가 오지 않았나”라며 “전 세계적으로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국가 재정을 건실하게 했다. 비판할 걸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관해서도 “부자 감세에 기초한 예산 편성임에도 ‘약자 복지’라는 이름으로 포장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지역화폐 등 대략 10조원의 민생 예산을 삭감하고, 겨우 몇 푼 (복지 예산을) 편성하는 것을 ‘약자 복지’라고 하는 걸 보면서 참 비정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주도의 강한 입법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의 각오는 의원 개개인의 쪽지 예산이나 불요불급한 예산을 둘러싸고 흥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의원 개개인의 민원성 예산은 일절 배제하고 민생 차원의 예산 신설에 적극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주환 김승연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