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인천서 마약 밀수 폭증…수법 다양화

입력 2022-10-25 11:02 수정 2022-10-25 12:30
메트암페타민과 카페인을 혼합한 마약류 야바. 인천지검 제공

코로나19 이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마약류 밀수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지방검찰청은 1∼7월 전국에서 붙잡힌 마약류 밀수사범 868명 중 367명(42.2%)이 인천에서 나왔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1년간 인천에서 적발된 마약류 밀수사범 123명과 비교하면 단 7개월만에 3배가량 증가했다.

검찰은 최근 2년간 코로나19 사태로 인천공항의 화물운송이 급증했고 4월 14일 특별여행주의보 해제에 따라 인천공항의 입국객이 증가하면서 인천의 마약류 밀수사범 역시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검찰은 4월부터 인천공항에서 여행객으로 가장하거나 항공화물에 숨겨 마약류를 밀수한 혐의로 27명을 붙잡아 19명을 구속기소했다. 또 167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 50㎏, 메트암페타민과 카페인을 혼합한 마약류인 야바(YABA) 5만5436정, 엑스터시(MDMA) 2만8008정 등을 압수했다.

태국인 A씨(24·여)와 B씨(39·여)는 최근 인천공항에서 단체 여행객에 섞여 야바 9987정(1억7974만원 상당)을 몰래 들여오려 한 혐의로 검거됐다. 이들은 굽을 파낸 신발에 호일 등으로 포장한 야바를 숨겼던 것으로 조사됐다.

마약류 야바를 숨겨 들어오기 위해 굽을 파낸 신발들. 인천지검 제공

국제마약조직 운반책 영국인 C씨(58)와 트리니다드 토바고인 D씨(58)는 6∼9월 멕시코에서 각각 필로폰 3.3㎏(3억3850만원 상당), 3.94㎏(3억9000만원 상당)을 챙긴 뒤 인천공항을 통해 밀수하려 한 혐의로 붙잡혔다. 이들은 국제마약조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모집한 운반책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대적으로 한국의 마약류 시세가 높게 형성되자 고수익을 노리고 마약류를 밀수하려 한 혐의로 내국인 E씨(32), F씨(53·여) 등도 적발됐다. F씨의 경우는 7월 캄보디아에서 필로폰 215g(2150만원 상당)을 피임기구에 포장한 뒤 몸 속에 숨겼다가 인천공항을 통해 들여오려 한 혐의를 받는다.

인천공항 항공화물을 통한 마약류 밀수도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미국과 태국의 마약수사기관과 공조해 8월 멕시코에서 필로폰 985g(1억원 상당)을 국제특송화물에 숨겨 인천공항을 통해 들여오려 한 혐의로 중국인 G씨(43)를 붙잡았다.

아울러 검찰은 4개월간 추적 수사를 거쳐 5∼6월 프랑스 국제마약조직을 통해 엑스터시 2만2541정(4억2700만원 상당)을 국제특송화물에 숨겨 인천공항으로 밀수하려 한 혐의로 베트남인 H씨(20)와 I씨(20)를 검거했다.

인천지역 검찰, 경찰, 해경, 세관 등으로 이뤄진 인천 마약수사 실무협의체 또한 2∼3월 라오스를 통해 필로폰과 야바 등 마약류를 인천공항으로 들여오려 한 혐의로 태국인 J씨(36) 등 5명을 검거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국제범죄중점검찰청인 인천지검은 대검 지시에 따라 설치될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을 중심으로 광역 단위의 합동수사를 펼치고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흔드는 마약범죄에 총력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 사회와 미래세대를 마약류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