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크’ 테슬라 장중 200달러 붕괴 [3분 미국주식]

입력 2022-10-25 07:41
테슬라 신형 전기차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 주차돼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중국에서 제품 가격을 최대 9% 가까이 내려 수요 감소를 방어하고 나섰다. 웬만한 품목에서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은 전기차 시장에서 특히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에서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경쟁 심화의 역설로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테슬라는 25일(한국시간) 마감된 나스닥에서 장중 200달러 선이 붕괴됐다.

1. 테슬라 [TSLA]

테슬라는 이날 나스닥에서 1.49%(3.19달러) 하락한 211.25달러에 마감됐다. 그나마 낙폭을 좁혀 210달러 선을 방어했다. 주가는 장 초반에 200달러 선을 뚫고 198.59달러까지 내려갔다. 장중 낙폭은 7%를 넘겼다. 200달러 선을 허용한 뒤 반발 매수세 유입으로 낙폭을 상당수 만회했다.

테슬라 중국 현지 홈페이지에 세단형 ‘모델3’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형 ‘모델Y’의 인하된 가격을 공개했다. 모델3는 종전보다 5% 내려간 26만5900위안(약 5200만원), 모델Y는 8.8% 인하된 28만8900위안(약 57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에서 수요 감소 조짐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테슬라가 올해 처음으로 가격을 인하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초상은행은 “내년 중국 전기차 업계 전반의 판매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테슬라가 제품 가격을 인하했다”며 “전기차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20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어닝 미스’를 기록했다. 분기 매출은 214억5000만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05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매출은 미국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의 월스트리트 전망치인 219억6000만 달러보다 하회했다. 차량 부문 총 이윤율은 27.9%로 전년 동기의 30.5%와 비교하면 감소했다.

2. 알리바바그룹 홀딩 [BABA]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미국 예탁증권(ADR)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2.51%(9.03달러) 급락한 63.15달러에 마감됐다. 앞서 지난 24일 홍콩증시에서 기록한 11.42%의 낙폭을 대부분 뉴욕에서 넘겨받았다.

알리바바만 무너진 게 아니다. 중국 빅테크 기업의 ADR은 이날 뉴욕증시에서 일제히 10% 넘게 빠졌다. 플랫폼 기업 바이두는 나스닥에서 12.58%, 전기차 기업 니오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5.7%씩 하락했다.

홍콩 증권시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기를 출범하고 첫 거래일인 지난 24일 폭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만 해도 6.26%(1015.3포인트) 하락한 1만5195.79에 마감됐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따른 세계적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홍콩증시의 급락은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와 제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사실상 시 주석의 ‘1인 집권’ 체제를 확정해 정책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3. 에스티로더 [EL]

미국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48%(5.01달러) 하락한 196.79달러에 마감됐다. 이로써 에스티로더는 2020년 9월 이후 처음으로 200달러 밑에서 마감됐다. 장중 193.48달러까지 내려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에스티로더는 중국에서 선호되는 브랜드다. 중국의 수요 둔화가 주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꼽힌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