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용 “난 전달자일뿐…남욱 심부름으로 유동규에 8억”

입력 2022-10-25 06:02 수정 2022-10-25 10:04
정민용 변호사가 지난 3월 14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2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속행 공판을 마치고 나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공동취재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통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불법 정치자금’ 8억여원을 전달한 데 관여한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가 “나는 전달자일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정 변호사는 2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나는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변호사는 남 변호사의 최측근인 이모씨에게 8억4700만원을 전달받아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인물이다.

정 변호사의 변호인은 “남 변호사가 ‘이거 동규 형 갖다주라’고 해서 8억4700만원을 받아 전달했다가 1억원은 다시 (남 변호사에게) 돌려줬다”며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한 금액은) 정확하게는 7억4700만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변호사는 전달해주라니까 전달해준 것이고, 어디에 쓸 거냐, 누구 줄 거냐 이런 걸 물어볼 상황이 아니었다”며 김 부원장에게 이 돈이 전달되는지 여부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연합뉴스

변호인은 “정 변호사는 그냥 심부름한 것”이라며 “(정치자금법 위반 공범으로) 입건된 것도 아니고 검찰에서도 증거관계를 확인하려고 조사받은 것이 전부”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미 있는 건, 만든 사람(남욱), 갖다준 사람(정민용), 전달한 사람(유동규) 세 명이 똑같은 이야길 하는데 왜 (김 부원장이) 부인하고 있냐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24일 김 부원장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지난 19일 1차 압수수색 시도가 불발된 지 닷새 만이다.

김 부원장은 유 전 본부장, 정 변호사와 공모해 지난해 4~8월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 남 변호사에게 4회에 걸쳐 8억47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22일 구속됐다. 김 부원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