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한동훈, 尹·김앤장과 술자리”…韓 “지라시로 모욕”

입력 2022-10-24 18:09 수정 2022-10-24 20:43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의 법무부 등 종합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4일 국회에서 거친 설전을 주고 받았다. 김 의원이 한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이 대형 로펌 변호사들과 고급 술집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한 장관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며 의혹을 부인했다.

대통령실도 김 의원이 완전히 꾸며낸 소설을 발표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 대상 종합 국정감사에서 첫 번째 순서로 질의에 나서 “지난 7월 19∼20일 이틀간 술자리를 간 기억이 있나”라고 한 장관에게 질의했다.

한 장관이 “매번 허황된 말씀을 하시는 데 질문을 다 해보라”고 하자 김 의원은 “(술자리는) 청담동의 고급스러운 바였고 그랜드 피아노와 첼로가 연주됐다”며 “그 자리에 김앤장 변호사 30명가량이 있었고 윤 대통령도 합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의 전화 통화 녹취파일을 재생했다. 또 해당 술자리에 참석한 다른 인사의 음성변조 녹취파일도 틀었다.

녹취에선 “한동훈 윤석열까지 다 와서 술 마시고 노래 부르고, ‘VIP 들어오십니다’라고 하는데 그때가 (새벽) 1시다. ‘동백아가씨’는 윤석열이 했고”라고 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김 의원은 해당 제보를 한 유튜브 매체가 보도할 계획도 전했다. 앞서 한 장관은 퇴근길 미행 등 스토킹을 당했다며 해당 매체 소속 유튜버를 고소한 바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의 법무부 등 종합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녹취를 듣던 한 장관은 “제가 저 자리에 있었거나 저 근방 1㎞ 내에 있었으면 뭘 걸겠다. 저런 정도 스토킹하는 사람과 야합해서 국무위원을 모욕하는 것에 자괴감을 느낀다”며 “지라시 수준도 안 되는 걸 갖고 국정감사 자리에서 국무위원을 모욕했다”고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한 장관은 또 “저 술 못 마시는 것 아십니까. 저는 술자리를 별로 안 좋아한다. 회식 자리도 안 나간다”며 “자신 있는 말씀인가?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을 모욕할 정도로 자신 있나. 저 자리에 갔던 적 없다. 제가 갔다는 근거를 제시하라. 저를 모함하는 말씀”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이 제보자의 녹취를 근거로 제시하자 한 장관은 “해당 유튜브 매체랑 야합한 사람 말씀인가. 그 스토킹의 배후가 김의겸 의원인가”라고 반문한 뒤 “저는 다 걸겠다. 법무부 장관직을 포함해 앞으로 어떤 공직이든 다 걸겠다. 의원님은 무엇을 걸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김 의원이 제보자를 언급하자 한 장관은 “이런 정도만 듣고 그냥 지르는 건가. 국감이 순연된 상황에서 첫 질문을 이걸 하신단 말인가. 책임지시라. 저도 책임질 거니까. 분명히 사과를 요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장관은 이어진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의 ‘김앤장 변호사 30명을 만난 적 있느냐’는 질의에도 “제가 인생을 그렇게 살지 않았다. 당연히 없다”고 단언했다.

대통령실 “김의겸 의원, 국민 상대로 거짓말”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김의겸 의원이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의 동선과 관련해 완전히 꾸며낸 소설을 발표했다”며 “아무런 근거 없이 면책특권에 기대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이어 “사실에 자신이 있다면 국회 밖에서 말씀하시기 바란다”며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김 의원의 분명한 입장 표명과 사과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