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SPC삼립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4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SPL 평택공장의 끼임 사망사고에 대해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이틀 후에 또 다른 계열사인 샤니에서 손가락 절단 사고가 발생하며 연일 소비자의 불신이 커지고 있는 영향이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불매운동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SPC삼립은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4.48%(3200원) 떨어진 6만82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지난 19일부터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이는 중이다. 그룹 계열 SPL 평택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끼임 사망 사고를 당한 지난 15일 이후 13.45% 하락했다.
SPC그룹은 허 회장 가족 지분이 100%인 지주회사 파리크라상을 지배구조 정점으로 두고 있다. 파리크라상은 SPC삼립 이외에도 밀다원, 에그팜, SPC네트웍스 등 10여개 계열사를 지배 중이다.
SPC삼립의 최대주주 역시 지분 40.66%를 보유한 파리크라상이다. 이 외에 허 회장이 4.64%를 갖고 있으며 그의 장남인 허진수 SPC그룹 사장과 차남인 SPC그룹 부사장이 각각 16.31%, 11.94%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SPC삼립의 전체 지분 73.57%를 확보했다.
여기에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 6.70%도 있다. SPC그룹이 국민적인 지탄과 각종 사법적 책임에 직면했음에도 유일 상장사 SPC삼립의 10%대 주가 폭락이 실현되지 않는 이유는 유통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SPC삼립 소액주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일부 주주들은 포털사이트 종목 토론 게시판과 각종 주주 커뮤니티에 큰 손실을 호소했다. 과거 남양유업 사태처럼 불매운동의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고 책임을 규명하는 과정을 둘러싼 사법적 리스크는 SPC삼립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노동부와 경찰은 지난 20일 SPL 본사와 제빵공장 등을 대상으로 합동 압수수색을 벌였다. 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강동석 SPL 대표를 입건했고,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공장 관계자 1명을 입건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검찰도 SPC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및 부정 승계 의혹’ 수사를 최근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2020년 7월 SPC 계열사들이 판매망·주식 저가 양도 및 통행세 거래 등의 방식으로 삼립을 부당 지원했다며 허 회장 등 경영진과 파리크라상, SPL, 비알코리아 등 계열사 3곳에 과징금 647억원을 부과하고 이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