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CCTV 영상만 있더라도 범죄자의 얼굴을 또렷이 식별할 수 있는 한 단계 진보된 기술이 개발됐다. 딥러닝 기술로 수많은 이들의 눈·코·입 특징을 학습한 인공지능(AI)이 카메라에 찍힌 흐릿한 얼굴을 손쉽게 가려낸다.
24일 광주과학기술원(GIST)에 따르면 융합기술학제학부 이규빈 교수 연구팀이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기술은 CCTV 저화질 영상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어텐션 맵’이다.
고해상도 얼굴 이미지에서 학습한 정보를 저해상도 모델에 전달해 인식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과학수사 분야 등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얼굴 인식이 어려운 저해상도 화면은 현재 수사기관과 보안업체 등이 원하는 대상자의 신원 파악을 할 때 어려움을 겪는 일이 대부분이다. 현재 저해상도 이미지의 인식 정확도는 30% 수준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기존 얼굴 인식 딥러닝 기술이 피부와 같이 해상도 영향을 적게 받는 부위에 집중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평면 피부만 주로 인식해 기존 고해상도 얼굴 이미지 인식 모델 역시 정확도가 떨어지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해상도는 높더라도 멀리서 촬영되거나 다수가 한꺼번에 찍히면 각각의 얼굴 정보가 적은 픽셀로 구성돼 인식도가 낮을 수밖에 없기도 했다.
하지만 이 교수 연구팀의 어텐션 맵은 저해상도 이미지가 고해상도 이미지와 유사해지도록 학습하는 손실 함수를 추가해 얼굴 인식의 정확도를 한층 높였다.
그 결과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인식 성능보다 월등히 향상된 정확도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그동안 성과를 담은 논문은 세계 3대 컴퓨터 비전 학회인 ‘유럽 컴퓨터 비전 학술대회(ECCV) 2022’ 10월 23일 자에 게재·발표됐다.
연구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지원을 받아 연구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각종 범죄 해결의 단서가 되는 CCTV 영상은 희미한 경우가 적잖다“며 ”멀리서 촬영된 영상이라해도 딥러닝 기술을 통해 얼굴 특징을 잘 잡아내고 인식도까지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