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청와대 로고를 대체할 대통령실의 새로운 CI(Corporate Identity·상징체계)를 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검찰 로고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통령실은 “새로운 용산 시대의 개막을 폄훼하는 억지 주장일뿐”이라며 강력 반박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24일 언론 공지를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혀드린다. (대통령실 CI는) 용산 대통령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형상화한 것”이라며 “용산 대통령실 청사의 사진과 CI를 비교해보면 분명하게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CI는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과 국화인 무궁화가 청사 건물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다. 대변인실은 대통령실 청사 전경 사진과 CI 고화질 이미지도 함께 첨부했다.
반면 검찰 CI는 대나무와 칼 등을 형상화한 것이다. 대검 홈페이지의 CI 설명을 보면 “대나무의 올곧음에서 모티브를 차용하고 직선을 병렬 배치해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 이미지를 담았다”고 돼 있다. 그러면서 “상단의 곡선을 통해 천칭 저울의 받침 부분을, 중앙의 직선을 통해 칼을 형상화했다. 균형 있고 공평한 사고와 냉철한 판단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앞서 대통령실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 취임 5개월여 만에 새 상징체계를 공개했다. 지난 5월 10일 윤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용산 대통령실 시대가 열린 지 166일 만이다. 글꼴은 대한민국 정부 조직에 공동으로 사용하는 ‘대한민국 정부 상징체’를 썼다. 세종대왕 한글 창제기 글꼴인 훈민정음 해례본 서체를 현대적 스타일(돋움체)로 바꾼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새로운 CI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상징하고 있다”라며 “동시에 집무실을 형상화함으로써 용산 시대의 개막과 힘찬 도약을 나타내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용산 대통령실 건물 정중앙에 영원히 피는 꽃, 무궁화를 배치해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실의 마음과 대한민국의 영원한 번영에 대한 바람을 담았다”고 밝혔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새 로고와 검찰 로고가 비슷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 “검찰 공화국의 선포냐. 대통령실 CI도 검사가 만들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라고 적었다.
같은 당 정청래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윤석열 검찰 공화국 정권답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새 대통령실 로고를 보니 검찰을 품은 형국”이라며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을 ‘대한민국은 검찰 공화국이다’로 생각하고 로고를 만드셨나”라고 썼다.
전날 대통령실 브리핑 때도 ‘새 CI가 검찰을 연상시킨다’는 취지의 취재진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이 부대변인은 “전문업체와 여러 번 협의와 논의, 회의를 통해 여러 안을 놓고 내부 회의를 거쳐 최종 결정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