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자존심을 채울 수 있는 경기, 웃을 수 있는 경기를 만들도록 최선 다하겠습니다.”(김상식 전북 현대 감독)
“수호신(서울 서포터즈) 분들이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 선물로 (팬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안익수 FC 서울 감독)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전을 앞둔 두 사령탑은 2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2 하나원큐 FA컵 결승전 미디어데이에서 우승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오히려 FA컵 우승으로 리그에서 보인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간절함이 드러났다. 두 감독 모두 한 해 동안 응원해준 팬, 구단 관계자 등에게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2022시즌 K리그1을 개막을 앞두고 주목받던 두 구단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무후무한 K리그 6연패에 도전했던 전북은 울산 현대에 우승을 내줬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CL)에서도 4강에 머물렀다. 서울은 상위권 경쟁은커녕 강등권에서 맴돌았다. 최종전 승리로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했지만,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세 개 대회 우승을 노렸는데 이미 두 개 놓쳤다”며 “팬분들과 선수들 구단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서는 우승 트로피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 감독은 “리그에서 모든 구성원들의 심려와 걱정이 공존하는 시간을 보냈다”며 “마지막엔 올 한 해 걱정을 털어내고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두 팀의 상대 전적은 전북이 1승 2무로 앞선다. 안 감독은 이에 대해 “오히려 결승에 임하는 선수들에게 큰 모티베이션(동기부여)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김 감독은 “상대 전적이야 다 지나간 일이다. 결승전이라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 발생할 수 있다”면서 “지금부터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로 견제해야할 선수를 묻는 질문엔 안 감독은 김진수와 바로우를, 김 감독은 나상호와 일류첸코를 지명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나상호와 김진수도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김진수는 “양 팀 모두 최선을 다하고 경기하겠지만 마지막에 웃는 팀은 전북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나상호도 “진수형 죄송하게도 살살할 생각은 없다”며 “월드컵은 나중에 생각하고 FA컵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 앞만 생각하겠다”며 열의를 드러냈다.
양 팀의 결승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진다. 1차전은 27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차전은 30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