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세부 막탄공항에서 지난밤 활주로를 이탈한 대한항공 여객기는 브레이크 시스템 고장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승객 162명과 승무원 11명을 태운 대한항공 A330-300 기종 여객기는 이날 0시7분(현지시간 23일 밤 11시7분) 막탄공항에 착륙한 뒤 활주로를 이탈해 멈췄다. 정상적으로 착륙했지만 속도를 줄이지 못해 활주로 끝에서 50m가량 벗어나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한밤중 SNS로 전해진 현장 사진을 보면 항공기는 활주로 아스팔트를 이탈해 수풀 지역에 멈춰 있다. 앞으로 고꾸라져 손상된 기체도 SNS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필리핀 항공 당국은 사고기의 브레이크 시스템 고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기 기장은 초기 조사에서 착륙할 때 브레이크 시스템 경고등이 표시됐고 활주로에서 속도를 줄일 수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기는 앞서 2차례 착륙을 시도했지만 악천후로 모두 기체를 돌렸다. 이 과정에서 브레이크 시스템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착륙에 실패한 뒤 다시 이륙하는 과정에서 랜딩 기어에 충격을 받아 브레이크 유압 시스템에 고장을 일으켰을 것으로 추정된다.
막탄공항은 폐쇄됐다. 사고기를 옮길 대형 크레인을 확보하지 못해 공항 운영을 재개하지 못했다. 막탄공항의 활주로는 1개뿐이다. 이로 인해 인천과 세부 간 노선의 여객기 운항은 이날 오전 중 중단돼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