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 논란에, 하태경 “웃통 벗든 말든…靑은 관광지”

입력 2022-10-24 09:46 수정 2022-10-24 10:58
가수 비가 청와대 공연을 예고했다. 넷플릭스 제공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가수 비(본명 정지훈)의 청와대 단독 공연을 놓고 특혜 논란이 언급된 데 대해 “청와대를 배경으로 웃통 벗고 공연하든, 패션쇼를 하든 더 이상 시비 걸지 말자”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청와대는 대통령실이 아닌, 이미 국민 관광지”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탁모씨 등 몇몇 인사들이 청와대를 배경으로 한 공연과 패션쇼 등 이벤트에 계속 시비를 건다”며 “청와대가 더 이상 대통령실이 아니라 국민 관광지가 된 점을 아직도 인정 못 하면서 꼰대질”이라고 비판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청와대의 역사적 상징성 등을 거론하며 시설을 상업적 화보 촬영 등에 이용하는 데 반발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하 의원은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청와대를 광화문으로 옮기겠다고 공약했다. 못 지켰을 뿐”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라도 청와대는 옮겨질 운명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쿨하게 인정하라. 대통령이 다시 청와대로 들어가는 건 불가능하다”며 “이미 국민 관광지가 돼 수백만 시민이 다녀갔다”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또 “청와대가 어떤 곳인데 감히 공연, 패션 등 발칙한 행위를 하느냐고 화내는 이를 보면 이미 지난 역사를 돌리려는 수구파, 위정척사파가 떠오른다”며 “청와대도 이제 경복궁, 창경궁 같은 고궁처럼 국민 관광지가 됐다는 걸 부정하지 말자”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 베르사유궁전에서도 패션쇼가 열린다. 스페인 알람브라궁전도 공연장으로 활용된다”며 “청와대는 이제 더 이상 대통령실이 아니라 역사가 됐고 관광지가 됐다는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하자. 꼰대질을 그만하자”고 덧붙였다.

앞서 가수 비는 지난 6월 17일 가수로서는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단독 공연을 열었다. 비는 청와대 본관 내부와 잔디를 무대 삼아 웃통을 벗고 열정적인 공연을 펼쳤고, 이는 최근 넷플릭스 ‘테이크원’ 네 번째 에피소드를 통해 공개됐다.

넷플릭스 ‘테이크원’ 예고 화면

이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화재청이 넷플릭스 측에 촬영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문화재청의 ‘청와대 관람 등에 관한 규정’을 보면 ‘영리 행위를 포함하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장소 사용을 허가할 수 없게 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규정은 지난 6월 12일부터 시행됐다. 별도 부칙으로 촬영은 6월 20일 이후 신청한 건, 장소 사용 허가는 7월 3일 이후 신청한 건부터 적용하도록 예외를 뒀다. 이 의원 측은 이런 부칙이 넷플릭스의 6월 17일 촬영에 맞춰 만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문화재청은 이에 “규정이 실제 시행되기 전인 유예기간에 넷플릭스 촬영이 이뤄졌다”며 “규정이 시행된 6월 12일 이전에 사용 신청이 들어온 건에 대해 사용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유예기간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넷플릭스 촬영 건은 청와대 모습을 국제적 OTT플랫폼을 통해 세계적으로 홍보한다는 목적으로 허가됐다”며 “무대 설치부터 철거까지 모든 과정을 철저하게 감독했다. ‘청와대 시설물 보존 준수 서약서’를 받고 시설물 훼손이나 인명사고 없이 무사히 촬영을 마치도록 만전을 기했다”고 해명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