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상선 1척이 24일 새벽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물러갔다.
북한군은 우리 군의 사격에 “남측 함정이 서해 해상군사분사계선을 침범했다”며 방사포탄을 10발 쏘는 등 경고사격으로 대응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새벽 3시42분쯤 서해 백령도 서북방(약 27㎞)에서 북한 상선(무포호) 1척이 NLL을 침범했다. 합참은 “우리 군이 경고 통신 및 경고사격으로 퇴거 조치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의 경고사격으로 북한 선박은 NLL 이북으로 물러났다. 군은 이 선박이 NLL을 넘은 행위를 단순 ‘월선’이 아닌 ‘침범’으로 보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北, 방사포 10발 위협 사격… '의도적 도발' 해석
이 과정에서 북한군도 우리 군의 함정을 향해 위협 사격을 가했다. 북측은 남측 함정이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을 침범했다고 주장했다.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 발표에서 “오늘 새벽 3시50분 남조선 괴뢰해군 2함대 소속 호위함이 불명 선박단속을 구실로 백령도 서북쪽 20㎞ 해상에서 아군 해상군사분계선을 2.5∼5㎞ 침범해 ‘경고사격’을 하는 해상적정이 제기됐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총참모부는 “서부전선 해안방어부대들에 감시 및 대응태세를 철저히 갖출 데 대한 지시를 하달하고 5시15분 해상적정발생수역 부근에서 10발의 방사포탄을 발사해 적함선을 강력히 구축하기 위한 초기대응조치를 취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는 24일 5시15분 룡연군일대에서 사격방위 270도 방향으로 10발의 위협경고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지상전선에서의 포사격 도발과 확성기 도발에 이어 해상침범 도발까지 감행하고 있는 적들에게 다시 한번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상선이 NLL을 침범하고 우리 군의 정당한 퇴거조치에 방사포로 위협사격을 하게 된 일련의 상황을 두고 북한의 의도적 도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이날 상황과 무관한 확성기 도발 등을 언급해 긴장수위를 높였다.
군 당국은 북한이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군사분계선(MDL)에 근접한 위협비행, 9·19 군사합의에 따라 금지된 해상완충구역에 포사격 등의 도발, 이날 NLL 해상 일대에서 의도적으로 군사적 긴장을 유발한 것을 두고 또 다른 도발 명분을 쌓는 동시에 남측의 대비태세를 살펴보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