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文까지 겨냥한다”…민주당 ‘이재명 지키기’ 단일대오 ‘똘똘’

입력 2022-10-23 17:14 수정 2022-10-23 17:40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당내 일각에서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오자 “내부 분열을 조장 마라”며 ‘집안 단속’에 나섰다.

‘이재명 지키기’에 균열을 없애기 위한 의도다.

특히 민주당은 검찰이 이 대표뿐만 아니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고리로 문재인정부까지 겨냥해 무차별적인 수사를 펼치고 있다면서 단일 대오로 똘똘 뭉치는 모습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일각에서 나오는 ‘이재명 자진 사퇴’ 요구에 대해 “개별 정치인의 입을 사전에 검열하거나 통제할 수 없지 않으냐”면서 “개별 정치인 발언은 발언으로 그냥 이해해주시면 되겠다”고 일축했다.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이 22일 이 대표를 향해 “그만하면 됐습니다.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와 주십시오”라는 내용의 페이스북 글을 올린 것을 겨냥한 것이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김 전 의원을 향해 “무슨 근거로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을 사실로 단정하는지 알 수 없고, (왜) 섣부른 예단에 따른 입장들을 함부로 표명해 당내 분란을 야기시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자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친명(친이재명)계인 김남국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석열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는 눈을 감고, 오로지 우리 내부의 분열만 조장하는 ‘기회주의적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며 김 전 의원을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친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분열 시도도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 당대표 선거 때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문제를 공격하던 비명계도 검찰 수사 칼날이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겨냥한 것으로 느껴지자 ‘이재명 지키기’ 기조에 동참하고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이 구속되고,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정부·여당의 색깔론·북풍몰이 공격이 거세지고 있다”며 “이 대표만을 겨냥한 공격이 아니라, 문재인정부를 포함한 민주당 전체에 대한 공세로 보고 있기 때문에 단일 대오를 구축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적이 앞에서 수류탄을 던지는데 적어도 뒤에서 총을 쏘면 안 되지 않느냐”며 “최소한 수류탄 안개가 걷히고 뭐가 뭔지 구분이 됐을 때, 즉 이 대표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사실관계가 가려졌을 때 제 목소리를 내자는 의견이 다수”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검찰의 수사 진행에 따라 단일 대오의 균열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출소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추가 폭로 내용을 우려하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만약 유 전 본부장 진술이나 검찰, 재판에서 이 대표의 혐의를 부인할 수 없는 구체적 사실관계가 나온다면 당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