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한번만!’ 만날 때마다 접전… 마지막에도 젠지가 웃었다

입력 2022-10-23 11:42

일 년 내내 치열했던 두 팀의 대결, 마지막에도 웃은 건 젠지였다.

젠지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소재 매디슨 스퀘어 가든의 훌루 시어터에서 열린 ‘2022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8강전에서 담원 기아(DK)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두 팀은 올 한해 게임 내용 상 호각지세의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승수를 챙긴 건 젠지였다. 롤드컵 전까지 총 5차례 국내 리그(LCK) 대결에서 모두 풀세트 접전 양상으로 흘러갔으나 젠지가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지난 스프링 플레이오프에선 DK가 마지막 세트에서 1만 골드 이상 차이를 벌리고도 역전패당한 뼈아픈 기억이 있다.

롤드컵 8강에서 만난 두 팀은 여지없이 풀세트까지 가는 힘겨루기를 했다. 젠지는 역스윕을 허용할 뻔한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집중하며 45분 장기전 끝에 승리를 쟁취했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피넛’ 한왕호는 “오늘 1, 2세트를 내리 이길때만 해도 ‘이번엔 풀세트 안하겠지’ 했는데 결국 하더라”라면서 웃었다. ‘쵸비’ 정지훈은 “마지막 세트에서 집중해서 유리한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첫 세트부터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이 벌어졌다. 골드상 서너번 뒤집히는 싸움이 벌어졌다. 젠지는 풍부한 군중 제어기와 유지력을 바탕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기세를 탄 젠지가 다음 세트도 가져갔다. ‘쵸비’ 정지훈의 요네가 일찍 킬을 먹은 게 컸다. DK는 불리한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미드 라인에 뭉쳐 한점 돌파를 줄기차게 시도했지만 젠지의 영리한 사이드 운영에 지붕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요네는 장기전 속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위기의 DK엔 베테랑 ‘쇼메이커’ 허수가 있었다. 스웨인을 고른 그는 정지훈의 아지르를 상대로 홀로 킬을 따내며 빠르게 아이템을 갖췄다. 스웨인은 주요 순간마다 클러치 능력을 보이며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이들은 4세트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탑라인에서 일찍이 2킬을 따낸 김건부의 비에고가 게임 막바지까지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젠지는 마지막 세트에서 침체될 수도 있었던 분위기를 다잡고 승리를 따냈다. 빅토르(쵸비)-루시안(룰러)으로 이어지는 딜러 라인을 고르게 성장시킨 게 주효했다. 45분까지 가는 장기전 양상에서 잘 큰 아펠리오스(덕담)의 파괴력을 한 뼘 차이로 불식하고 DK의 3번째 넥서스를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