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뼘 승부’ 젠지, 접전 끝에 담원 기아 제압… 애틀랜타行

입력 2022-10-23 10:44 수정 2022-10-23 13:01

젠지와 담원 기아(DK)가 이번 대회 최고의 명경기를 연출했다. 단 한 뼘 차이로 젠지가 이겼다.

젠지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소재 매디슨 스퀘어 가든의 훌루 시어터에서 열린 ‘2022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8강전에서 DK를 세트스코어 3대 2로 눌렀다. 준결승에 진출한 젠지는 DRX-EDG전 승자와 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대결한다.

이번 대회 최고의 명경기가 나왔다. 젠지가 내리 두 세트를 따냈으나 DK가 이내 3, 4세트에서 선전하며 풀세트까지 경기를 끌고 갔다. 마지막 세트는 45분 장기전 끝에 젠지가 이겼다. 그야말로 한 뼘 차이 승부였다.

첫 세트에서 젠지가 조합의 강점을 살려 이겼다. 담원 기아는 ‘캐니언’ 김건부에게 케인을 쥐어 주며 한때 고삐를 당길 만한 유리한 상황이 연출됐으나 젠지는 풍부한 군중 제어기와 레넥톤-유미의 막강한 유지력을 바탕으로 케인의 순간적인 대미지를 이겨내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분위기를 탄 젠지가 다음 세트도 가져갔다. 높은 조합 밸류에이션을 장착한 젠지는 초반 라인전에서 DK에 허용치 이상의 차이를 주지 않으면서 줄을 탔다. 그러다가 도리어 킬 포인트를 따내며 골드 차이를 역전하기도 했다. DK는 상대 정글 매복으로 유미(리헨즈)를 끊은 뒤 내셔 남작 버스트를 시도했다가 스틸을 허용했다. 뒤가 없어진 DK는 미드에 다섯이 모여 우직하게 뚫어내려는 시도를 수십분 동안 이어갔으나 젠지가 영리하게 사이드로 시선을 분산했다. 결국 ‘쵸비’ 정지훈의 요네가 맹활약하며 DK가 무너졌다.

3세트에서 챔피언 구성상 배에 힘을 꽉 쥔 DK가 반격했다. 세주아니(너구리)의 앞라인, 비에고-아펠리오스의 대미지 딜링이 다소 어설펐던 젠지의 조합을 후벼 팠다. 특히 ‘쇼메이커’ 허수의 스웨인이 상황마다 클러치 능력을 보이며 주요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DK의 기세는 4세트에도 이어졌다. 김건부의 비에고가 이른 시간 탑라인 싸움에서 2킬을 쌓은 게 결정적이었다. 이후 비에고가 가는 곳마다 DK의 승전보가 울렸다. ‘켈린’ 김형규의 레나타 글라스크는 스킬 적중이 남달랐다. 스트레이트로 드래곤 버프를 쌓던 DK는 4번째 버프를 앞두고 젠지의 챔피언을 일망타진하며 승리를 쟁취했다.

마지막 세트에서 웃은 건 젠지다. 정지훈이 처음으로 빅토르를 골라 우직하게 성장했다. DK는 아펠리오스(덕담)를 성장시키며 반격을 꾀했다. 젠지가 앞서갔지만 신드라(쇼메이커)의 환상적인 스킬샷과 케인(캐니언)의 드리블로 DK도 장기전까지 기어이 끌고 갔다. 탑라인에서 벌어진 마지막 전투에서 젠지가 간발의 차이로 이기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