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풍경이 한눈에 펼쳐져 사진 촬영 명소로 잘 알려진 남산공원 전망대의 한 포토존에서 시민들의 사진 촬영이 일부 제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토존 위치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옮겨간 한남동 관저가 보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22일 한국일보와 SBS 등에 따르면 대통령 경호처는 남산 전망대를 찾은 시민들이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관저 방향으로 사진 촬영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경호 인력을 배치 중이다. 이들 경호원들은 시민들이 카메라 방향을 관저 쪽으로 돌리거나 확대 기능을 쓰려고 하면 어김없이 막았고 그때마다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한다. 사정을 모르는 시민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경호처는 서울시에 전망대에서 관저 촬영이 제한된다는 사실을 알리는 안내판을 설치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 8월 국방부는 경계·경호 작전 수행을 위해 윤 대통령이 입주할 관저 일대 13만6604㎡를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관저 일대 통제가 강화되면서 울타리 관저 안을 촬영하거나 묘사, 녹취, 측량하는 행위가 금지됐다.
윤 대통령의 관저 입주 시기는 예정됐던 6월보다 4개월가량 늦어졌다. 윤 대통령은 이달 안에 한남동 관저 이사를 마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생각보다 훨씬 더 공간이 낡아 있었고, 보안·안전을 위한 시설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보안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다” “혹시 모를 상황을 위해 대비해야 한다” 등 공감한 반면 “사진 촬영까지 막는 건 지나친 처사” “국민에게 청와대 돌려주고 남산을 빼앗아갔다”는 비난도 있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