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젠 운명적 상황, 국민 믿을 수밖에 없다”

입력 2022-10-22 07:15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젠 운명적 상황에 처했다. 국민을 믿을 수밖에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자금 관련 검찰 수사의 칼끝이 조여오자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방송 이후 몇 시간 지나지 않은 22일 새벽 0시45분쯤 그의 측근 인사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8억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이 대표는 21일 저녁 경기도 안성 저온 물류창고 붕괴 사고 현장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 차량 안에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조그마한 샛강이나 개울에서 노를 저으면 내 뜻대로 갈 수 있지만 이제 너무 큰 강으로 와버렸기 때문에 제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며 “운명적 상황에 처한 것으로 그래서 국민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 이 자리까지 불러주셨지 않으냐”라며 “촛불 혁명으로 권력까지 축출할 만큼 국민의 힘은 크고 위대하기 때문에 함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이 대표는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대선자금이 전달됐다는 의혹에 “그 사람들이 제 선거자금을 왜 주나”라며 “사업을 방해했다고 저를 욕하고, 돈을 더 뺏어갔다고 ‘공산당 XX’라 욕했던 사람들이 원망하던 사람들을 위해 돈을 6억, 8억 줬다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냐”고 반문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재판 중인 남욱 변호사에 대해서는 “구속됐고 검찰이 계속 뒤지고 살피니 불안했을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작년 4~7월 수억원 준 사람이 인터뷰에선 씨알도 안 먹히더라, 이렇게 말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뇌물과 정치자금의 형량 차이가 큰데 뇌물이 훨씬 형량이 세다”며 “저를 엮어 넣고 싶어 하는 검찰과 책임을 경감해야 하는 남욱, 유동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불법 정치자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을 내놓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남 변호사가 검찰과 말을 맞춘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오후 시멘트 타설 작업 중 근로자들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안성시 한 저온물류창고 신축 공사현장을 찾아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 김보라 안성시장 등과 함께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사고는 건물 4층에서 시멘트 타설 작업 중 거푸집 약 15평가량이 3층으로 내려앉으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근로자 5명이 5∼6m 아래로 떨어져 숨지거나 다쳤다. 당시 총 8명이 일하고 있었는데, 3명은 자력으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아울러 이 대표는 “개발이익 환수한 것이 대한민국 역사상 도시개발 이익 환수를 다 합친 것의 2~3배가 된다고 하는데, 이걸 갖고 저를 나쁜 사람이라고 그러니 정말 황당한 일”이라고 했다.

또 “지금도 대장동에서 제가 비리를 저지른 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분들이 있다는데, 이해관계가 있었으면 민간 개발을 허가해 줬으면 되지 뭐 하러 공공개발하려 애쓰고 공산당 엑스엑스 소리 들어가며 환수하고 용적비 8억원도 추가 부담시키고 그랬겠나”라고 따졌다.

이 대표는 검찰이 19일 민주당사 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시도한 것에는 “수사를 해야지 보여주기식 쇼를 하면 되겠나”라며 “(대장동 의혹 관련) 여기서 해먹은 사람들 다 국민의힘과 관련된 사람들이었다”고 했다.

이어 “검찰이 민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하겠다고 계속 이러고 있다. 저희는 ‘수사에 협조하겠다. 달라면 주겠다’는데 검찰이 거부를 했다”며 “수모를 주겠다, 모욕을 하겠다, 그런 거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대선자금 진실게임 2’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불법 대선자금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김 부원장이 선거 관련해 제게 준 돈은 공식 정치후원금으로, 2018년 도지사 선거 때 50만 원이 전부”라며 “2021 대선 경선 때는 7월 9일 100만 원을 후원했다가 8월 22일 그나마 반환받아 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가 직전에 선거자금 수억 원을 받았다면 겨우 100만 원 가지고 이런 행동을 했을까요?”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