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에서 북한군에게 피살된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사망 당시 47세)의 10살 딸이 “아빠를 나쁜 사람으로 만든 사람들에게 벌을 달라”는 내용의 자필 청원서를 21일 법원에 제출했다.
이날 이씨 유족은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를 촉구하며 이씨의 딸 이모양이 전날(20일) 서울중앙지법 김상우 영장전담 부장판사에게 쓴 편지를 공개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이양은 편지에서 “아빠는 저를 엄청나게 사랑하셔서 가족을 버리고 혼자 북한으로 가실 분이 절대 아니다”라며 “저에게서 아빠를 빼앗아가고 아빠를 나쁜 사람으로 만든 많은 사람들에게 벌을 달라. 그래야 아빠가 하늘나라에서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이양은 아버지에 대해 “출동을 마치고 집에 오면 항상 가족과 함께 캠핑을 가고 저와 공원에서 놀아주는 자상한 아빠”라며 “잠잘 때 팔베개도 해주고 잠들기 전까지 자장가도 불러줬는데 이런 아빠를 만날 수 없어서 슬프다”고 말했다.
이양은 아버지 이씨의 사망 소식을 뒤늦은 지난 7월에야 들었다. 2020년 9월 이씨가 숨졌을 당시 유족은 이양의 어린 나이를 감안해 곧바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양은 편지에서 “아빠가 오랜 출장을 가신 줄 알고 기다렸는데 하늘나라에 가셨다는 것을 얼마 전에 알게 되어 많이 힘들었다”며 “아빠는 나라를 위해 일하시고 사고로 돌아가신 훌륭하신 분이다. 저는 아빠를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했다.
유족 측은 이날 이양의 편지를 김 부장판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이 씨의 친형 이래진 씨는 구속촉구 성명서를 통해 “서욱 전 국방장관은 당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막중한 사명과 책임자로서 직무를 유기하고 은폐를 지시하는 등 다수의 사람들과 공모한 범죄의 사실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헌법이 명백히 존재하지만 국민의 눈과 귀를 가려버린 이번 만행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해 이런 못된 사례가 남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래진씨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는 서 전 장관을 보고는 “거기 서 보라”며 욕설을 하며 달려들었다가 방호요원들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정보의 삭제 의혹을 받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경청장은 22일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김상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두 사람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아래는 편지 전문이다.
판사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故이대준의 딸입니다. 그리고 저는 10살 초등학교 3학년입니다.
저의 아빠는 출동을 마치고 집에 오시면 항상 가족과 함께 캠핑을 가고 저를 데리고 공원에서 놀아주시는 자상한 아빠입니다. 잠잘 때는 팔베개도 해주시고 제가 잠들기 전까지 자장가도 불러 주셨는데 이제는 이런 아빠를 만날 수 없어서 슬픕니다.
저는 아빠가 오랜 출장을 가신 줄 알고 기다렸는데 하늘나라에 가셨다는 것을 얼마 전에 알게 되어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뉴스에서 아빠가 북한으로 혼자 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지만 가족을 아끼고 사랑하는 아빠이기 때문에 아니라고 믿었습니다. 왜 우리 아빠에게 그런 나쁜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억울했고 아빠를 구해주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미웠습니다.
우리 아빠는 저를 엄청나게 사랑하셔서 가족을 버리고 혼자 북한으로 가실 분이 절대 아닙니다. 저는 매일매일 아빠가 보고 싶고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셨으면 좋겠습니다.
판사님, 제게서 아빠를 빼앗아가고 아빠를 나쁜 사람으로 만든 많은 사람들에게 벌을 주세요. 그래야 아빠가 하늘 나라에서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빠는 나라를 위해 일하시고 사고로 돌아가신 훌륭하신 분입니다. 저는 아빠를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판사님, 감사합니다.
2022년 10월 20일 목요일
故이대준의 딸 올림
저는 故이대준의 딸입니다. 그리고 저는 10살 초등학교 3학년입니다.
저의 아빠는 출동을 마치고 집에 오시면 항상 가족과 함께 캠핑을 가고 저를 데리고 공원에서 놀아주시는 자상한 아빠입니다. 잠잘 때는 팔베개도 해주시고 제가 잠들기 전까지 자장가도 불러 주셨는데 이제는 이런 아빠를 만날 수 없어서 슬픕니다.
저는 아빠가 오랜 출장을 가신 줄 알고 기다렸는데 하늘나라에 가셨다는 것을 얼마 전에 알게 되어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뉴스에서 아빠가 북한으로 혼자 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지만 가족을 아끼고 사랑하는 아빠이기 때문에 아니라고 믿었습니다. 왜 우리 아빠에게 그런 나쁜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억울했고 아빠를 구해주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미웠습니다.
우리 아빠는 저를 엄청나게 사랑하셔서 가족을 버리고 혼자 북한으로 가실 분이 절대 아닙니다. 저는 매일매일 아빠가 보고 싶고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셨으면 좋겠습니다.
판사님, 제게서 아빠를 빼앗아가고 아빠를 나쁜 사람으로 만든 많은 사람들에게 벌을 주세요. 그래야 아빠가 하늘 나라에서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빠는 나라를 위해 일하시고 사고로 돌아가신 훌륭하신 분입니다. 저는 아빠를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판사님, 감사합니다.
2022년 10월 20일 목요일
故이대준의 딸 올림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