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근로자가 기계에 끼어 사망한 사고로 대국민 사과를 한 SPC가 20일 평택 제빵공장 생산이 중단되자, 일부 근로자를 대구 공장으로 보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이날 허영인 SPC 회장은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진 허 회장이 직접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는데, 그는 “거듭 사과한다”며 몸을 낮췄다.
SPC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3년간 총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민주노총 전국화학식품산업노조(화섬노조)에 따르면 SPL(SPC계열사) 평택공장은 지난 15일 20대 근로자의 끼임 사망사고 이후 고용노동부에게서 작업 중지 명령을 받은 뒤, 17일 직원 10여명을 SPC 계열 대구 공장에 출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강규혁 화섬노조 SPL 지회장은 “사측은 동료 노동자의 사망으로 실의에 빠진 노동자들을 다른 현장으로 보내 계속 일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면 무엇하나. 그깟 며칠 영업 손실을 메우는 데 노동자를 쥐어짜는 것이 사측의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PC 측은 “해당 출장 인원은 이번 사고로 중단된 라인과는 관계 없는 직원들“이라며 ”SPL 생산 중단에 따른 대체 생산 기술을 이전하기 위한 일시적 출장”이라고 설명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